성공하는 점포 탐구
사람들은 누구나 힘들 때 도와줄 사람을 찾게 된다. 자영업 창업에서도 경기가 어려울 때는 창업자들이 독립 점포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 쪽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처럼 창업의 형태가 거의 브랜드 가맹점 창업 쪽으로 기울 때는 더더욱 그렇다.그러나 도움을 구하다가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잦다. 브랜드 시스템의 구조상 가맹점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폭이 적은 것을 자칫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적은’것으로 오인하고 가맹 창업을 서둘렀다가 고전하는 창업자들도 적지않다.환경이 어려울수록 스스로를 믿을 수 있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굳이 TV에, 스포츠 신문에 나온 대박집이라고 크게 써 붙이지 않아도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을 지켜 온 멋진 개인 창업 점포들도 많다. 인사동 상권에 자리 잡은 ‘싸립문을 밀고 들어서니’는 무려 15년째 한자리를 지켜 온 전통 주점이다.서울에서 대표 상권에 속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인사동 상권. 전통 주점‘싸립문을 밀고 들어서니’는 외관부터 터줏대감 냄새를 짙게 풍긴다.가게에 들어서면 묵직한 나무와 한지로 구성된 전통적인 한국식 인테리어가 들어선 사람의 마음을 탁 풀어놓는다.동동주에 전을 한 상 차려 놓고 흥에 취해 있다 보면 어디선가 대금 소리가 취객의 어깨를 흔드는데, 아닌 게 아니라 대금 가락이 울고 싶은 사람을 울리는 구성진 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듣다 보면 젊은 사람들도 콧노래로 함께 가락을 읊조릴 수 있는 팝송도 흘러나온다. 이 연주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사장 강길중 씨.정해진 연주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날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과 흥이 맞으면 즉석에서 대금을 연주해 주는 것이라 한두 번 들른 손님이 가락을 듣는 것은 꽤 운이 좋은 일. 단골손님들은 주인장의 연주가 있건 없건 먼저 소리를 찾는 법 없이 주인장과 흥이 맞기를 기다릴 뿐이라니 요즘 젊은 창업자들 같으면 한쪽 벽에 대대적으로 라이브 연주 시간표를 적고 규칙적인 연주로 손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이론을 들이댈 것이지만 강 사장의 15년 ‘배짱장사(?)’는 앞으로도 바꿀 마음이 없다.“싸립문 마니아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사장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어쩌면 오히려 손님들을 더 가깝게 모시는 그만의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동동주 한잔에 흥이 오른 사장의 대금 가락에 더욱 흥이 오르는 단골손님들의 풍경은 어떤 인테리어보다 더 한국적이고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싸립문’의 독창적인 매력을 만드는 요소다.도대체 어디서 이런 여유가 나왔을까. 내 가게를 꿈꾸는 창업자들 누구나 처음에는‘나만의 색깔 있는 가게’를 꿈꾸지만 결국 획일화된 가게를 만들고 운영한다. 하지만 강 사장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끝까지 고수해 왔고, 심지어 그의 또 다른 취미인 할리데이비슨도 꾸준히 즐기고 있다. ‘그릉’거리는 할리의 엔진 소리를 들으며 라이딩을 하고, 저녁엔 가게에서 멋들어지게 대금 연주를 하는 모습은 자영업자들의 동경 그 자체다. 어떻게, 어디에서 그런 여유가 나오는지 물어보면 “욕심을 10% 버려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싸립문’에는 사장의 친인척이 없다. 처음부터 카운터도 직원에게 맡겨 운영했고 몇 년을 함께 일한 직원들도 있고 채 얼마 안 된 직원들도 있지만 누구든 나를 믿는 것처럼 믿어야 한다는 것이 사장의 신념이다. 남이 나 같을 수는 없지만 직원을 믿지 못한다면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가게에 POS(유통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감시 카메라를 달아두고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요즘 점포에선 믿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싸립문 역시 15년 운영에 가게에 고비가 없었을 리 없다. 전통 주점이지만 인사동이라는 특성상 주변의 많은 경쟁 점포를 끼고 있고 사장이 부재할 경우에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잡혀 있어야 한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할 때도, 경기 때문에 가격을 변동해야 할 때도 있지만 고비마다 ‘새로운 공부를 해서 넘어 가야 하는 언덕’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고비가 아니라 도전이고 변화의 기회였다는 것.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그저 운이 좋아 이 가게만 한파와 불경기를 피해간 것이 아니라 이런 사장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그간의 역경을 이기고 오늘의 가게를 만들어 온 것이다.“그렇게 해서 돈 벌겠어요? 그것도 좋지만 이렇게 해야 더 남겠지요.”타산을 맞추느라 가게의 특색도, 창업자의 성향도 고려하지 못하고 창업이 진행되곤 한다.먹고사는 게 우선이고 경쟁 업체가 수두룩한 환경 탓이라고 변명해 보지만 막상 큰 것을 놓치고 있기에 더욱 당장에 급급한 고만고만한 가게들이 양산되는 게 아닐까. 튀면 위험하다며 남들을 따라 해야 안전한 듯 느끼는 안일함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점포의 업종에 따라 소비자층이 구분되므로 내 가게의 소비가 주로 일어나는 곳을 찾는 것이 입지 전략의 기본이다.제과 업종의 경우 배후에 주거지역이 충분해야 하고 집심성과 접근성이 뛰어나야 최적이다. 오피스 상권이나 먹자 상권, 유흥 상권이 혼재된 이른바 A급 상권은 제과점에는 오히려 최고 입지가 못 된다. 점포 투자비에 비하면 수익률이 되레 낮고 유동인구는 많지만 제과 소비층은 상대적으로 적어 ‘풍요속의 빈곤’이 딱 어울린다.최적의 상권은 넓은 주거지역을 배후에 업고 있는 전철 역세권을 꼽는다. 그러나 역세권의 높은 임차료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굳이 전철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주거민들의 퇴근길 동선에 자리 잡은 형태로 전방 도로가 트인 곳으로 주·정차가 가능한 곳도 좋다. 은행이나 병원·관공서가 인근에 있는 입지는 주거지 소비자들의 주 동선이 되므로 집결성이 강하다. 중소형 오피스텔이 있는 지역의 경우라면 출근길에도 매출 수요가 있어 전반적인 매출 발생 시간대가 고른 이점이 있다. 비슷한 이유로 주변에 학원가가 위치한 입지의 경우 늦은 오후 매장 마감 시간 즈음에 야식 매출이 일어나 일일 재고 처리에 유리하다.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가의 경우 제과점이 없는 중소형 마트나 중형 병원 인근의 입지가 제과 업종에 가장 잘 맞는 입지로 꼽힌다. 24시간 편의점의 경우 소비층이 크게 구분되지 않는 특성이 있는 업종이다. 생필품을 다루고 있는 만큼 누구나 잠정적인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업종의 경우 단연 버스 정류장이나 전철역의 유동인구 동선상에 있는 것이 좋다. 교통의 중심이 되는 기점에서 오피스 상권, 혹은 주택가 상권으로 이어주는 중간 지점은 각 상권의 시작과 끝이 될 수 있는 유리한 입지가 된다. 점포의 노출은 전면·측면·대각선의 3면으로 노출돼 있는 위치가 편의점의 기본이자 최적지다. 이와 함께 그와 같은 사거리 코너에 자리 잡고 횡단보도로 연결돼 있다면 사거리 동선의 흐름을 끌어오기에 금상첨화다. 만약 코너 위치를 확보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대신 전면의 길이를 최대한 확보해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좋다.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