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수만 미투데이 대표
“대학 지도교수님은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쓰는 이유를 잘 이해를 못하죠. 요즘도 왜 거기다 글을 올리느냐고 하세요.” 지난 7월 7일 경기도 분당 NHN 본사에서 만난 박수만 미투데이(me2DAY) 대표는 ‘마이크로 블로그’가 몰고 온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었다. 미투데이는 ‘한국형 트위터’로 부각되면서 요즘 상한가를 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마치고 사업 경험을 쌓은 박 대표가 2007년 창업했다. 미투데이의 기본 구조는 트위터와 거의 유사하다. 트위터는 2006년 3월, 미투데이는 2007년 2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불과 11개월의 시차다. 미투데이는 지난해 말 NHN에 인수돼 지금은 분당 본사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다. NHN의 미투데이 인수는 2007년 핀란드의 마이크로 블로그 ‘자이쿠(Jaiku)’를 사들인 구글의 행보와 대비돼 큰 화제를 모았다. 요즘 미투데이도 ‘트위터 열풍’ 덕분에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붐’을 이어 가기 위해 곧 대대적인 리뉴얼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막강한 블로그·카페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와의 연계 서비스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형 서비스에선 미투데이가 한발 앞서 있다”며 “무선 인터넷 환경 개선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지난해 세계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이슈가 바로 트위터였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이런 흐름을 알았지만 사실 국내 업계에는 ‘과연 한국에서 트위터가 대중화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김연아 선수가 쓰고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하면서 갑자기 폭발적인 관심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트위터는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페이지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전형적인 초기 단계의 현상이지요. 아직은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거예요. 앞으로 트위터가 한국에서 정말 대중적 서비스로 자립잡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한마디로 140자 단문의 힘이 이렇게 클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죠. 또 미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은 기존 인맥 중심인데 반해 트위트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훨씬 가볍고 부담 없는 관계예요. 누군가 나를 ‘팔로잉’한다고 해서 나도 꼭 상대를 팔로잉할 의무가 없는 거죠.트위터의 무서운 점은 바로 실시간 검색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겁니다. 트위터는 뉴욕 허드슨 강에 여객기가 추락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전해 큰 화제가 됐지요. 뭄바이 테러나, 마이클 잭슨 사망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그 시점에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려주지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트위터 실시간 검색은 그것에 대해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건 구글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지요.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없었다면 트위터는 나올 수 없었어요. 이런 서비스를 통해 이미 일반인들도 인터넷에 자기 공간을 만들고 활용하는데 익숙해져 있던 것이죠. 트위터는 이를 모바일로 훨씬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요. 또 블로그는 글을 길게 써야 하는 부담이 있어요. 콘텐츠 성격에 가까운 거죠. 반면 트위터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 주고받는 140자 이내의 짧은 이야기들이에요. 단순하게 봐도 블로그를 쓸 수 있는 사람보다 트위터를 쓸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그리고 미국에서 트위터의 성공은 아이폰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아요. 아이폰은 이를테면 한 달에 60달러만 내면 추가 비용 없이 무선으로 트위터를 마음껏 쓸 수 있어요. 아이폰을 더 재미있고 멋있게 쓸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된 거예요.현재 트위터는 매출이 ‘0’이에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무서운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트위터를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해 주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 많이 있어요. 판매도 아주 잘됩니다. 트위터가 공개한 응용 프로그램 환경(API)으로 만드는 거예요. 이런 기업들에 트위터로 돈을 버는 거니까 수익을 나누자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돈을 벌려면 충분히 벌 수 있지만 트위터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어요. 더 큰 그림을 보기 때문이지요. 트위터 창업자들은 이미 구글에 기업을 한 번 팔아 많은 돈을 벌었고 트위터로 투자도 엄청나게 받아 놓았어요. 만약 한국이라면 어떨까요. 서비스가 조금 인기를 끌면 ‘수익 모델이 뭐냐’, ‘매출이 얼마냐’를 따지고 그것으로 평가절하 되곤 해요.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죠. 트위터는 상당히 독특한 사례예요. 지금도 ‘마음대로 갖다 써라’는 것인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이런 경우는 트위터밖에 없어요.트위터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도 무선 인터넷 환경 개선점이 뭐냐고 자꾸 물어요. 가장 큰 문제는 휴대전화의 데이터 통화료가 비싸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아주 강하다는 거예요. 이동통신사들이 네이트나 매직엔, 이지아이 등 폐쇄형 서비스 위주로 무선 인터넷을 키운데 원인이 있어요. 게다가 콘텐츠별로 비싼 정보 이용료를 매기다 보니 사용을 꺼리게 된 거죠. 단축 코드나 주소를 직접 입력해 접속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걸 일일이 사용자들에게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또 미투데이는 휴대전화 단문 서비스(SMS)로 글을 올릴 수 있는데, 우리는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건당 100원씩 이용료를 받고 있어요. 글을 올린 위치 정보를 함께 받아 활용하려고 해도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하기가 쉽지 않아요. 무선 인터넷을 쉽고 큰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예요.기본 구조는 트위터와 거의 유사해요. 글자 제한은 트위터는 140자이지만 미투데이는 150자에요. 친구를 맺는 방식도 차이가 있지요. 미투데이는 페이스북처럼 친구 신청을 하고 상대가 수락해야만 친구 관계가 됩니다. 반면 트위터는 수락 여부에 상관없이 ‘팔로우’할 수 있는 훨씬 가벼운 관계죠.트위터는 처음부터 손쉽게 메시지가 확산되고 빠르게 불어나는 일종의 미디어로서의 성격을 지향한 것 같아요. 그런데 미투데이는 싸이월드에서 일촌 관계인 사람들에게 새로운 대안 매체를 제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지요. 메신저로 서로 연결돼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곧 공개될 리뉴얼에서 ‘찜하기’라는 친구 관계 카테고리를 추가할 예정이에요. 강한 친구 관계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거죠. ‘찜한 친구’는 상대방 수락 없이도 가능해요.우선 휴대전화로도 글을 올릴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한눈에 글을 읽어 소화할 수 있는 길이가 대략 150자 정도라고 봤어요. 그걸 넘어가면 한눈에 보기 힘들어요. 트위터는 미국에서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가 160자까지 가능하고, 거기에 상대방 ID를 넣는 경우를 감안해 140자로 한 거죠. 미투데이는 ‘문자2.0’을 지향합니다. 하나의 포스트 안에 링크는 물론 동영상과 사진도 다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거죠.리뉴얼한 서비스를 곧 공개합니다. 그리고 하반기에 네이버 카페에서 미투데이를 이용해 소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네이버는 이미 엄청난 규모의 카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어요. 사실 미투데이를 혼자 시작하면 적응이 쉽지 않아요. 기존 네트워크가 함께 들어오면 훨씬 적응도 빨라요. 1970년 서울 출생. 94년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96년 명지대 컴퓨터공학 석사. 95년 서울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99년 한국정보공학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002년 솔트웍스 이사. 2003년 엔비닷컴 대표. 2006년 더블트랙 대표. 2007년 미투데이 대표(현).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