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엔 ‘왠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유례없는 ‘겨울 휴가’ 때문이다. 연달아 들어서 있는 ‘빨간 날’만 쳐도 닷새. 잘만 하면 무려 아흐레의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 시간을 그동안 고대해 온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긴 연휴를 풍성하게 채워줄 영화, 공연, 책들을 모아봤다.2008년 새해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났다. 작심삼일로 마음이 상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라는 새로운 출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고 차분한 연휴를 만들어 보자. 오늘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가 1년에 두 번, 1주일씩 생각할 시간을 가졌던 싱크 위크(think week) 주간 때문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극장 개봉작으로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추격자’가 눈에 들어온다. 전자가 ‘착하고 순진한 영화’라면 후자는 ‘나쁘고 못된 영화’다. 극과 극에 서있는 영화를 하루에 몰아서 보는 것도 ‘문화적 충격’을 원한다면 도전해 볼만하다. 기러기 아빠의 서글픔을 담은 ‘우아한 세계’는 밥벌이의 지겨움을 아는 샐러리맨이라면 곱씹어 볼만하고, ‘칸의 배우’ 전도연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인어공주’도 볼만하다. 다행히 둘 모두 TV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모처럼 ‘생각할 시간’을 갖기 원한다면 김명준 감독의 ‘우리학교’도 좋다. 제목은 귀엽지만 내용은 묵직하다.산뜻한 나들이 삼아 공연을 보러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준익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학창 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낄낄’대 본 적이 있다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한국 관객에게 ‘브로드웨이의 세계’ 밖 뮤지컬의 매력을 보여준 ‘노트르담 드 파리’도 추천할 만하다. 좌석에 따라 50%까지도 할인되니 잘 챙겨보자. 대한민국 대표 배우 박정자 씨의 연극을 뮤지컬화한 ‘19 그리고 80’도 ‘명불허전’이고, 지난 연말부터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연극 ‘서툰사람들’도 감독 ‘장진’식의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찾아가 볼만하다. 뮤지컬 ‘러브’는 친숙한 팝송들을 레퍼토리로 하는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이니 콘서트에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볼 수 있다.새해 계획이 올해도 여지없이 틀어지며 자신에게 실망했다면 책 ‘아이윌’을 보며 저자의 따뜻한 말에 용기를 얻어 보자. 2006년 초대박 베스트셀러였던 ‘마시멜로 이야기’의 후속편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는 인생의 단순한 성공 원칙을 다시금 되새기개 해주며, ‘친구’는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와 기울이는 소주 한 잔을 더 달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41명의 백만장자가 밝힌 비밀 이야기 ‘내 인생에서 놓쳐선 안될 1%의 행운’과 ‘시골의사’ 박경철 씨의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도 따뜻한 설날을 위해 빼놓을 수 없다.<영화>=슈퍼맨이 서울에 나타났다. 어릴 적 사고의 충격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우리의 슈퍼맨(황정민 분)은 악당이 머릿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현재는 초능력을 쓸 수 없다고 말하는 자칭 슈퍼맨이다. 여학교 앞 버버리맨을 혼내주고,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며, 걸음이 느린 할머니의 보행을 위해 차들을 온몸으로 막아주는 그는 다큐멘터리 PD 수정(전지현 분)에게 좋은 소재가 된다. 하지만 그를 알아갈수록 수정은 카메라 바깥의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모두가 1등만을 기억하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슈퍼맨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착하고 순진한 영화다. 설 연휴 전까지 3주 연속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한목소리를 내는 영화라고나 할까.감독의 전작 ‘말아톤’ 조승우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황정민 모두 세간의 시선으로 보자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진심어린 행동은 결국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 모두가 비정상일지도 모른다는 반추의 시간을 준다. 감정 몰입이 지나친 나머지 클라이맥스에서 좀 속도 조절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꽃무늬 남방셔츠를 입은 황정민의 선행은 꽤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와 함께 이제 ‘월드스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전지현의 ‘쌩얼’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김윤석과 하정우는 소위 충무로의 톱스타는 아니지만 왠지 모를 신뢰감을 주는 남자 배우들이다. 설 연휴 개봉 예정인 ‘추격자’는 바로 그들을 새롭게 발견해줄 영화다. 출장 안마 포주 일을 하고 있는 전직 형사 중호(김윤석 분)는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달아 사라지는 일을 겪는다. 그러다 가장 가까운 시간에 일을 나간 미진(서영희 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가 최근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녀들이 사라진 망원동 일대에서 미진을 찾아 헤매던 그는 영민(하정우 분)과 마주치자, 번호가 일치함은 물론 형사 시절의 육감으로 그가 바로 범인임을 알아챈다. ‘한국판 24시’라고나 할까. ‘추격자’는 바로 긴장감 넘치게 실시간으로 영민을 쫓는 중호의 이야기다. 한때 경찰이었음이 무색하게 출장 안마 포주인 그는 역설적이게도 형사 일을 그만둔 다음에야 경찰들보다 더한 추리와 수사 실력을 발휘한다. 몰인정하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그는 말 그대로 ‘악질 경찰’이다. ‘김윤석 단독 주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추격자’는 그가 왜(실제 오랜 옛 연극판 친구이기도 한) 송강호는 물론 최민식 설경구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파워 넘치는 남자 배우인지를 증명해 준다. 조만간 ‘멋진 하루’에서 ‘칸의 여왕’ 전도연과 호흡을 맞추게 될 하정우도 소름끼치도록 능청스러운 연쇄살인마를 멋지게 연기해 낸다. 이와 함께 여러모로 몇 해 전의 유영철 살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라 더 무섭게 다가오기도 한다.=최근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는 영어 교육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기러기 아빠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는 얘기를 했다. 이번 연휴 지상파에서 만나게 될 영화들 중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는 바로 그 기러기 아빠를 다룬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의 기러기 아빠는 바로 ‘조폭’이다. 10년 넘게 조폭으로 살아온 인구(송강호 분)는 가족들과의 ‘우아한 세계’를 꿈꾸며 온갖 범죄를 마다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가족들과 썩 좋지 않은 관계다. 10대 딸은 아버지를 부끄러워하고 유학 간 아들은 별다른 연락도 없다. 그러다 아내와 딸마저 어학연수차 집을 떠나고 인구는 홀로 남게 된다. 중년 깡패의 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위험천만하고, 그가 꿈꿨던 우아한 세계는 결국 집에서 혼자 라면 끓여 먹는 홀아비의 쓸쓸함으로 바뀐다. 시작은 마음대로라고 해도 마음대로 끝을 낼 수 없는 게 조폭 세계의 원리이기에 인구는 언제나 끌려 다닌다. 가족 역시 지금 자신의 학비와 생활비가 어떻게 마련되는 것인지 알지만 그냥 모른 척하고 싶어 한다. 결국 영화가 말하는 기러기 아빠의 삶이란 이러든 저러든 가족 구성원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다. 더불어 영화는 우리가 밥벌이를 위해 얼마나 구차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간다는 것의 비애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지켜본다. ‘우아한 세계’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피로’를 보여주는 영화다. 긴 연휴 기간에 꽤 곱씹어볼 만한 주제다.=작년 영화계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전도연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었다. 국내 유수 영화제들의 모든 여우주연상을 그녀가 거머쥐었으니 전도연 최고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 연휴 기간에 방송되는 ‘인어공주’는 ‘밀양’의 전도연 만큼이나 그녀의 매력을 십분 보여준 영화지만, 영화제 수상은 물론 흥행에서도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기에 눈여겨볼만한 영화다. 억척스럽고 무식한 엄마 연순(고두심 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나영(전도연 분)은 어떤 이유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엄마의 젊은 시절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전도연이 젊은 날의 연순을 연기하기에 1인 2역으로 등장한다. 더불어 언제나 무기력하던 아버지의 젊고 순수했던 모습(박해일 분)도 눈에 들어온다. 각박한 현실 속에 찌들어 살며 애증의 대상이었던 부모의 젊은 날이 그처럼 푸르러 보일 수 없다. 엄마와 딸의 상처는 그렇게 시간의 벽을 넘어 멋진 대화를 나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던 딸이 다시 그 엄마 같은 사람이 돼 가듯 ‘인어공주’는 인생을 되짚어 보는 지혜를 준다. ‘밀양’이 배우 전도연 연기인생의 정점이었다면 엄마의 과거 젊은 시절과 그 엄마의 현재 딸을 함께 연기한 ‘인어공주’는 바로 그 전조였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이제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를) 풋풋한 모습의 박해일과 전도연은 물론 그 젊은 날의 공간이었던 제주도 우도의 풍광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긴 휴가를 이용해 놓친 영화를 DVD로 감상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김명준 감독의 ‘우리 학교’를 추천한다. ‘우리학교’는 장편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관객 4만 명을 돌파했던 작품이다. 광복 직후 재일 조선인 1세들은 일본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자비로 책상과 의자를 사들여 버려진 공장에 터를 잡아 조선인 학교를 세웠다. 하지만 500개가 넘던 그 ‘우리학교’는 일본 우익세력의 탄압 속에 80여 개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명준 감독은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 학생들과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을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다소 딱딱하고 정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그 아이들은 여느 또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밝고 건강하며 각자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예술 경연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적극적인 모습은 물론 ‘조선인은 조선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지키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는지 토로하는 어머니의 이야기 등 ‘우리학교’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어쩌면 ‘민족의 명절’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우리학교’는 조선인 학교의 질긴 생명력이라는 자부심을 넘어 공동체의 삶이라고 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보여준다. DVD에는 본편에 수록되지 못한 영상들까지 포함돼 있어 이미 관람한 관객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공연>=이준익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무비컬’이다. 왕년의 가수왕이지만 지금은 초라한 아웃사이더가 된 최곤과 그의 그림자로 살아가는 매니저 박민수의 따뜻한 정을 그린 영화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른 덕에 감동과 웃음이 살아있는 무대가 완성됐다. ‘댄서의 순정’ ‘싱글즈’ 등 그동안 무비컬 제작 과정에서 지적됐던 것처럼 ‘라디오 스타’도 영화의 재창조가 아닌 재현에 그치는 단점이 노출됐지만 남녀노소 구분 없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점은 이 작품의 미덕이다. 극 중 최곤의 히트곡인 ‘비와 당신’의 편곡이 영화보다 화려해졌으며 ‘별은 혼자 빛나지 않아’ 등의 새로운 뮤지컬 넘버(삽입곡)도 인상적이다. 박중훈이 연기한 한물간 가수 최곤 역은 김다현이, 안성기가 열연한 다정다감한 매니저 박민수 역은 서범석 정성화가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설 연휴인 2월 6, 7일 오후 3시 공연 관람 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출 김규종. 3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56-5910=2005년, 2006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리지널 프러덕션으로 선보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버전이다.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노트르담 드 파리’는 전 세계 1000만 명이 관람한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 주자. 한국에서도 1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에스메랄다 역의 가수 바다를 비롯한 한국 배우들은 프랑스 배우 못지않은 가창력을 뽐내며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선스 서울 공연은 배우들이 지난해 경남 김해시, 경기도 고양시 공연보다 부쩍 향상된 기량을 나타내 트라이아웃(본 공연에 앞서 투자자 및 관객들에게 작품의 가능성을 검증 받는 자리)의 중요성을 입증한 사례로 남게 됐다. 연휴 기간 내에는 좌석에 따라 최고 50%까지 할인된다. 2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02)501-1377=대한민국 간판 배우 박정자의 대표 레퍼토리인 연극 ‘19 그리고 80’이 이번에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공연 중이다. 1971년 콜린 히긴스의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 ‘해롤드와 모드’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19 그리고 80’은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작사가 톰 존스가 대본과 가사를 쓰고 조셉 톨킨이 음악을 맡아 2005년 미국 뉴저지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됐다. 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설픈 자살 시도로 시간을 허비하는 청년 해롤드와 활력 넘치는 삶을 사랑하는 80세 노인 모드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로, 80세 생일에 죽음을 선택하는 모드를 통해 인생의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해 논하는 작품이다. 박정자가 모드를, 뮤지컬 ‘천사의 발톱’ 연극 ‘멜로드라마’ 등에서 활약한 신예 이신성이 해롤드를 맡았다. 뮤지컬 배우 배해선과 이건명의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출 장두이. 3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544-1555=1년 동안 연극 12편을 릴레이식으로 이어 공연하는 ‘연극열전2’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연말 시작해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인 연극이다.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연출자와 프로듀서로 맹활약 중인 장진의 초창기 희곡으로, 그가 직접 이 작품의 연출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년간 부산 가막골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됐다. 정 많고 어수룩한 도둑 장덕배가 26세의 여교사 유화이의 허름한 아파트를 털러 들어오며 벌어지는 하룻밤 이야기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담았다. 이를 통해 모두가 위태롭고 외로운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보여주는 장진 식 코미디다. 공연 초기부터 유화이로 활약한 장영남 한채영과 장덕배 역의 류승룡 강성진과 함께 2월 5일부터는 김지성과 김원해가 새로운 유화이와 장덕배로 합류한다. 2월 5~10일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관객에게 20% 할인 혜택을 준다. 3월 1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02)766-6007=최근 전 세계 뮤지컬 트렌드인 ‘주크박스 뮤지컬(Jukebox Musical·귀에 익은 팝송을 뮤지컬 넘버로 사용하는 뮤지컬)’의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히는 작품. 1994년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가 그룹 아바의 노래를 엮어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는 친근한 음악뿐만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를 갖춰 롱런 뮤지컬로 자리 매김했다. 한국에서는 라이선스 형태로 2004년 초연됐으며 주인공 도나를 연기한 배우 박해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 이후 다섯 번째로 2007년 성남 공연 무대에 섰던 최정원과 가수 이재영, 2004년 초연 당시 도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스케줄 때문에 출연을 포기했던 김선경이 연기하는 3인 3색의 도나를 만날 수 있다. ‘댄싱 퀸’ ‘슈퍼 트루퍼’ ‘더 위너 테익스 잇 올’ 등 한국어로 번역된 아바의 노래 22곡을 한자리에서 듣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2월 7~10일까지 20%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5월까지 샤롯데씨어터. 1544-1555=황혼기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로 비틀즈의 ‘렛잇비’ ‘오블라디 오블라다’ 나나무스쿠리의 ‘온리 러브’ 등 친숙한 팝송으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아이슬란드의 주목받는 연출가 기슬리 가다슨의 작품인 뮤지컬 ‘러브’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최신작이다. 한 노인 요양원을 배경으로 새로 시작된 사랑과 잊혀진 사랑, 부부간의 오래된 사랑 등 다양한 실버 로맨스를 다룬다. 5월 런던 웨스트엔드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 라이선스 공연은 이보다 앞선 2월 1일 시작된다. 전양자 김진태 이주실 서권순 황범식 등 중견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하며 지난 연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일반인 배우 23여 명이 함께 무대에 선다. 출연 배우의 평균 연령은 62세로, 화려함은 없지만 따뜻한 감동이 있는 작품이다. 연휴 기간 내에 3세대가 함께 관람할 경우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2월 7, 8일에는 오후 2시 낮 공연만 진행된다. 연출 윤호진.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1544-1555<책> -작심삼일을 끝내는 실천의 힘=처음으로 살펴볼 책은 ‘아이윌-작심삼일을 끝내는 실천의 힘(메리 제인 라이언, 리더스북)’이다. 인생에서 성공이라 함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조언이 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찾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면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매번 작심삼일에 좌절하는 이유는 부족한 스킬 때문이 아니라 불안정하고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마인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 설정과 실천 방법에 대한 쓸모 있는 조언들이 가득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오히려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실패와 좌절을 변화에 수반되는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신뢰와 애정을 가지라는 다독거림이다. ‘많이 힘들지, 너만 실패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힘내자, 내가 도와주마….’ 어느 챕터를 읽더라도 저자의 이런 다독임이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2006년 한국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마시멜로 이야기’의 속편이 나왔다. 바로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한국경제신문)’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성공을 위해 새 출발을 시작했던 찰리의 뒷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오늘 찾아온 달콤한 유혹을 참고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주장은 동일하다. 거기에 구체적인 실천 전략과 불시에 찾아오는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충고를 덧붙였다. 변화란 원래 쉬운 것이 아닐뿐더러 변화에 성공했다고 할지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따라서 보다 큰 성공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달라진 상황에 맞는 목표를 재조정하고 마음을 다잡는 것이라고 한다. 단순한 성공 원칙을 달콤한 이야기에 버무렸던 전작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영국의 한 언론사에서 ‘영국의 북쪽 끝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공모한 적이 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1등으로 뽑혔다고 한다. ‘친구-행운의 절반(스탠 톨러, 위즈덤하우스)’은 좋은 커피를 만드는 것에 비유해 인생에 있어서 친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자기계발 우화다. 성공을 향해 무조건 앞으로 달려갔던 조 콘래드는 정상의 자리에서 외톨이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혹스러워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다행스럽게도 우연히 찾게 된 한 커피숍에서 멘토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커피를 만드는 법과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운다. 저자는 성공의 의미를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질문을 자주 던진다면 좀 더 나은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어린 시절 어디선가 본 책에 이런 구절을 본 기억이 난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풍요롭고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었다. ‘내 인생에서 놓쳐선 안 될 1% 행운(잭 캔필드 외, 흐름출판)’을 읽으면 놀랍게도 그런 일을 찾아내 큰 성공을 거둔 42명의 백만장자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성공을, 그리고 돈을 목표로 일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했고, 그 일은 관련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부자가 될 수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이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생각했느냐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가 가지고 있는 것을 따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패턴을 배워야 한다. 그들이 더 나은 것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더 나은 생각을 했고, 그 결과 더 나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순서다. 생각을 바꾸기에 앞서 더 나은 것을 가졌다가는 낭패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노벨이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형의 죽음을 그의 죽음으로 착각했던 한 신문사의 오보 때문이었다. 이처럼 죽음은 인생을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우선순위를 근본에서 되묻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생사의 경계를 오고가는 환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야 하는 의사는 그만큼 인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까.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박경철, 리더스북)’는 병원을 무대로 때로는 삶의 고단함, 때로는 인생의 무상함을 보여준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흔히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들의 이웃이고 친지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잘 사는 것일까. 바꾸어 질문하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잘 살았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코 바쁘게 뛰어다니는 와중에는 얻을 수 없다.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이번 설 연휴에는 꼭 가져보길 바란다.취재=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김소연 한국일보 기자 joylife@hk.co.kr·권윤구 북코치 kwoncoac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