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다시 큰 폭으로 올라 6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은행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로 쓰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CD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주택 담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지난 11월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 금리(11시30분 현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연 5.38%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7월 12일(5.38%) 이후 6년 4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CD 금리 상승으로 주택 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CD 금리가 연 5.38%를 유지할 경우 적용되는 은행권의 변동금리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연 6.04~7.64% △우리은행 연 6.28~7.78% △하나은행 연 6.67~7.37% 등이다. CD 금리는 연초(4.87%)와 비교하면 0.51%포인트 급등했다. 올 상승분만을 반영해도 연초 1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그 사이 연간 이자 부담이 51만 원이나 늘어난 셈이다.전문가들이 CD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대출이 계속 늘고 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어 은행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나 CD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시장에서는 이미 3개월 CD 금리의 상승세가 예견돼 왔다. 그동안 은행들은 3개월물 CD 발행을 자제하고 4개월물 이상 위주로 발행해 왔다. 덕분에 3개월 CD 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이미 4개월물 발행 금리가 5.56%대까지 치솟는 등 다른 기간물들의 금리는 많이 올랐다. 이에 따라 3개월 CD 금리도 이를 반영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시중은행의 자금 담당자들은 1개월물의 금리차가 20bp(0.2%포인트) 가까이 된다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보고 3개월물의 경우 여전히 발행 물량이 적지만 금리 현실화 차원에서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연말에는 시중의 자금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은행들이 CD 발행 등을 더 늘릴 것이란 전망도 CD 금리를 끌어올리는 원인이다. 신규 발행 수요를 빼더라도 현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CD의 차환 발행 물량만도 1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 있다. 대출은 늘어나는데 은행예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CD나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은행이 은행채 3년물을 5.99%에 발행하는 등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실제로 은행권의 실세 요구불예금은 10월 한 달 동안 1조5288억 원 줄어드는 등 예금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시 강세와 함께 주식형 펀드 등의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기 대출은 사상 최대폭인 8조2499억 원 급증하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CD 발행(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는 위축되고 있다. CD의 주요 투자처였던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자금이 급격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CD 금리가 5.4~5.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라는 큰 흐름에서도 은행들의 대출 증가가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한 은행들의 CD 발행 증가와 CD 금리 상승세는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