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미디어렙’ 부문의 성장 속 빅데이터 사업 ‘티딜’로 급격한 외형 확대 기대

빅데이터 사업자로 변신 중인 인크로스 주목
2021년에는 디지털 렙 회사에서 빅데이터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는 인크로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광고 사업이 15배 내외의 배수를 시장에서 부여했다면 빅데이터 사업은 30배 이상의 배수 부여가 가능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담보하는 회사의 미래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인크로스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이유다.

인크로스의 기존 미디어렙 부문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미디어렙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한 전반적인 광고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16.4% 증가한 3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위주의 광고비 집행이 지속되면서 기대를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자랑했다. 2021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10.9% 증가한 344억원이 예상된다.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이는 사업에 캐시카우라는 칭호 부여가 이상하지만 ‘티딜’ 대비 상대적 성장률을 감안했다. 영업이익률은 연간 기준 30%를 웃돈다.

2020년 4월 시작한 빅데이터 사업 티딜은 올해 급격한 외형 확대가 예상된다. 티딜은 SK텔레콤의 식별 데이터를 활용한 ‘폐쇄형 이커머스’ 서비스다. 소비자의 인적 데이터와 구매 행태를 종합해 최적의 구매 가능 물품을 문자를 통해 추천한다. 광고 수신에 동의한 SK텔레콤 가입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반대로 광고주는 매출이 발생해야 과금이 되는 구조다. 성과형이기 때문에 기존 광고 상품 대비 효율성이 매우 높다.

티딜의 특징은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사업의 최대 장점이다. 티딜 거래액에 적용되는 수수료는 SK텔레콤에 이익으로 직결되는 수익 항목이다. 서버 구축을 포함한 서버 비용과 최소 인건비를 통과하는 시점부터 매출은 곧 이익이다. SK텔레콤의 식별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 진입이 예상되는 경쟁자는 사실상 없다. 빅데이터 사업의 또 다른 장점은 누적되는 관련 매출액이 향후 매출액 증대를 다시 유발한다는 점이다. 구매 행태를 포함한 식별 데이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정교해지는 장점이 있다.

2020년 티딜 관련 매출은 21억원으로 추정된다. 11월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후 매출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신한금융투자가 예상하는 티딜의 매출은 무려 100억원(전년 대비 388% 상승)이다. 언론에 공개된 SK텔레콤의 목표는 이를 크게 웃돈다. 매출 100억원만 창출된다고 가정해도 전 사 영업이익의 40%를 신사업이 창출하는 구조다. 약 30배의 배수를 적용하면 올해 기준으로만 3000억원 내외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도 빅데이터 사업에는 호재다. 오픈형 이커머스 플랫폼인 11번가가 아마존의 물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티딜이 재고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가 추정하는 2025년 티딜의 전체 거래액은 1조원, 매출액 기여는 500억원이다. 기존 광고에서 창출되는 영업이익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런 움직임을 포착한 KT 역시 자회사 나스미디어를 활용해 K딜을 출시했다. KT의 식별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사업이다. 기존 10배 내외였던 나스미디어의 배수가 최근 15배에 근접하고 있는 이유다. 첫 1년은 타기팅과 효율성 측정이라는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사업이 안정화되는 2022년부터는 나스미디어 역시 전 사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신사업에서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미디어·광고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