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일본의 최대 전신그룹인 일본전신전화사(NTT)는 해체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지난해 초 해체결정이 일시 미뤄지기는 했지만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와 새 우정상에 오른 호리노우치 히사오는 96년이 다가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NTT의 분할에관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최근 영국의 BT와 미국의 MCI간의 합병얘기가 나오면서부터 NTT의 장래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우정성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복안은 지난 84년 미국 AT&T의사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당시 세계최대의 전화회사였던 AT&T는두 개의 국내전화회사와 국제전화회사로 각각 분리됐었다. 이렇게해서 AT&T는 그동안 거대회사에는 접근이 금지돼 왔던 국제전화시장에도 자유롭게 뛰어들 수가 있었다. 이 전략은 NTT가 해체를 피하기 위해 자사의 국제전화와 국내전화부문간에 서로 지불보증을하는 영업형태를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험이 일본에서 바로 통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NTT가부과하고 있는 국내전화망 사용요금 산정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그러나 NTT를 해체하는 데에는 몇가지 어려움이 있다. 해체에 필요한 비용이 최고 4천5백억엔(약 40억달러)이나 될 정도로 엄청날 것이란 게 NTT의 주장이다. 더욱 설득력있는 주장은 미국의 예에서봤듯이 전국적인 독점체제를 갖고 있던 회사를 몇 개의 지역회사로분할해 놓은 결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독점체제에서 얻던 이익의절반정도 밖에 이익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독점체제에서 부풀려진 장거리 전화요금 때문에 경쟁체제가 되면 지역회사들만 이득을 볼 것이다. 또 BT와 MCI가 합병으로 인해 오히려 세계적인 거대 통신회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마당에 일본 최대의 통신그룹을해체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란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NTT의 국내위상을 그대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확실히 지지기반을 넓혀 가고 있다. 가쿠슈인 대학의 난부 쓰루히코 교수는 NTT를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NTT를 세계통신시장으로 진출시키고 그 상태에서 일본의 전체통신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자유경쟁은 우선 NTT와 국내의 다른 국제전화회사나 이동전화회사들간에 벌어질 것이다. 요즘 일본의 이동전화사업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국제전화와 이동전화 두 분야를 다 커버하고 있는 NTT는 특히 이동전화분야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NTT의 장래위상에 대한 결정은 일본의 3대 기존 국제전화회사들에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국제전화 분야에서 한때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면 KDD가 제일 민감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NTT는 경쟁회사들 발등에 떨어진 불어떻게 결정이 나든 NTT가 국제전화시장 경쟁에 뛰어들 것이고 보면 이들 회사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NTT가 큰 이득을남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KDD의 영업이익은 96년 상반기에20%나 떨어졌다. KDD의 문제점은 높은 요금이다. 일본에서 거는 국제전화요금은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요금의 두배가 되고 미국에 비하면 꼭 3배에 이른다.이런 탓에 KDD는, 먼저 걸었다가 끊고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다시 받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 바 「콜백」 전화회사들의 공세를 피하기 힘들다.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일본인들은 외국에서 국제전화를 거는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콜백 회사들의경쟁은 아직까지는 그리 치열하지 않다. 시장점유율도 전체국제통화 시장의 5%를 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런방식은 점차 강한 경쟁력을 얻어 가고 있다.지난해 11월 14일 KDD는 통화요금을 평균 5.1% 내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때맞춰 6백만의 가입자에다 KDD보다 친숙한이름으로 어필하고 있는 NTT는 이보다 더 높은 할인율 계획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총리직속 경제자문회의는 NTT가 국제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덩달아서 KDD의 주식값은 11월27일 하루에만 5.6% 떨어졌다. 8월중순 이후부터 KDD주식시세는 40%나 하락하고 있다.「Ting-a-ling」 Nov, 30. 1996 The Economist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