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아마존을 설립해 억만장자가 된 제프 베조스씨. 그는올해초 딜레마에 놓였다. 독일의 막강 미디어 재벌인버텔스만AG와 손잡느냐, 아니면 홀로서기를 고집하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어려운 순간이었다.당시 독일의 거대 출판업체인 버텔스만은 여차하면 인터넷에 아마존과 같은 서점을 열고 직접 경쟁에 나설 태세였다. 손을 잡자니 부담스럽고 그냥 두고 보자니 적을 하나 더 만들 우려가 있었다.베조스는 결국 홀로서기의 길을 택했다. 당연히 버텔스만은 적이됐다. 그냥 단신으로 맞선 것은 아니다. 버텔스만은 아마존의 경쟁자인 미국 반스&노블.com사의 지분 50%를 2억달러에 매입하고 연합전선을 만들었다. 반스&노블.com은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서적 판매업체인 반스&노블사의 인터넷 판매업체다. 버텔스만의 토마스 미들호프 회장의 미국 시장 출사표에는 그대로 아마존에 대한 적의가 드러났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버텔스만이 반스&노블.com과 손잡은 단 한가지 이유가 있다면 인터넷 서적 판매시장에서 아마존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러나 결국 승리의 여신은 아마존에 미소를 보냈다. 아마존은여전히 세계 제1의 서적판매업체로 남아 있다. 아마존은 올 상반기중에만 2억3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반스&노블.com진영은올 2월부터 7개월동안 2천2백만달러어치를 파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아마존의 판정승이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반스&노블은 올 가을 예정했던기업공개(IPO)도 미뤘다. 한발 물러선 것이다. 대신 이 회사는본격적인 가격전쟁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파트너인버텔스만이 소유한 독일 유수의 출판사인 랜덤 하우스로부터 싼가격에 서적을 공급받아 아마존의 저가 정책에 맞불을 놓는다는전략을 세워놓았다.◆ 무명 설움…아이디어로 극복그러나 가만히 있을 아마존이 아니다. 바로 역공에 나섰다. 베조스는 유럽시장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며 버텔스만의 「안마당」에서 강력한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버텔스만의미들호프 회장조차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베조스는 버텔스만이 원하는 이상적인 파트너상이다. 그와의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사실 아마존은 3년전만 해도 무명이었다. 그러다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기업이다. 일반 서점은 간접비용 때문에 도저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수백만권의 책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방법을 알아낸 것. 인터넷을 이용하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것도여태까지 그 누구도 보장하지 못했던 싼 가격으로. 속전속결의사업추진은 결국 빛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00년께나순익이 나겠지만 아마존의 올 매출만 보면 벌써 5억달러를 넘을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당시버텔스만의 미들호프 회장도 이를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요하게 아마존을 설득했다.한번은 회장 베조스가 터키 휴양지로 떠나자 전용 비행기를 보내그를 독일 본사로 모셔왔다. 미들호프는 아마존과 손잡기 위해4번이나 베조스를 더 만났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다.업계 관계자들은 한창 인기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마존에는 버텔스만이 별 필요없는 존재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년전이라면 사정이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돈도 궁하지 않고 독자적인 성장의 기반도 갖게 됐다. 실제로 아마존은 책뿐 아니라 DVD영화,뮤직, 컴퓨터및 비디오 게임사업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결단으로 승부한 아마존의 성공담은 기업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