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룻바닥이 삐걱대는데 도무지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하다하다안된 집주인은 전문가를 불렀다. 그 사람은 바닥에 귀를 대고 몇번두드려 보더니 한 곳에 못을 박았다. 단 한번 못질에 삐거덕거리는소리가 없어졌다. 얼마냐고 물어보자 46달러라고 대답했다. 뭐가그리 비싸냐고 집주인이 따지자 전문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점찾아내는데 43달러, 못값 3달러.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은 오랜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한다. 문제점만 명쾌하게 찾아낼 수 있다면 해결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는 것이다.얼마 전까지 고전하던 두산그룹이 외환위기가 닥치자 오히려 빛을발하고 있다. 다음은 전략경영학회에서 맥킨지와 공동으로 그룹 구조조정을 지휘한 기획실장의 말이다. 맥주시장에서의 고전 등으로위기가 닥쳤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다급한 것으론 생각을안했다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컨설팅을 시작했단다. 건강진단받는 기분으로 했을 것이다.하지만 한달 정도의 진단을 끝낸 맥킨지가 『생각보다 증세가 보통심각한게 아니다. 칼이 목에 들어와 있으니 일단 칼부터 치우고 그다음을 생각하자』고 했단다. 그만큼 현금흐름(cash flow)이 나빠져 있었다는 얘기다.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았다고 한다. 그게작년 가을 정도의 얘기란다. 아직 나라사정이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제 가격을 받고 팔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 다른 그룹보다 사정이 낫단다.아직 우리 기업은 경영컨설팅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희박하다. 컨설팅은 여러 가지로 비유될 수 있으나 우리 몸과 비유하면 가장 이해가 쉽다.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일년에 한번은 정밀검사를 함으로써 사전에 문제점을 발견하듯이 컨설팅의 일차 목표는 기업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겉으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있고 치료를 하더라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반대로 미리 그런 징후를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를 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경영컨설팅도 그런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종합진단을 받으러 가면 피도 뽑고 맥박도 재고 온갖 도구를 동원해 검사를 하고 그 검사데이터를 바탕으로 종합소견서를 만든다.얼굴 한 번 쓱 보고, 말 몇마디 시켜보고 문제점을 알아내는 것은점쟁이가 하는 일이고 컨설팅은 여러 도구를 가지고 객관적인 사실을 모으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아마 전문적인 도구를 가졌다는 것과 이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 컨설턴트의 최소한 필요조건일 것이다. 의사가 청진기, 엑스레이, 초음파 탐지기같은 진단 도구를 사용하듯이 컨설턴트는 기업을 진단하기 위한 많은 도구를 갖고 있다. 훌륭한 의사일수록 되도록 환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면서 거기서 문제점을 찾아가듯이 기업진단가인 컨설턴트도 질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업에 대해 이해를 하고 문제점을알아가게 되는 것이다.종합적인 진단을 할 때 모든 것을 다 알고 진단을 할수는 없다. 부분적인 데이터를 통해 전체를 진단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런 부분적인 데이터를 통해 전체를 들여다 볼수 있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 컨설턴트의 역량이다.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수많은 사항들을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들을 구분하는일, 문제점들을 특성별로 분류하고 앞뒤로 연결하는 일, 그런 과정을 통해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켰던 문제점들을 단순 명쾌한(simple&clear) 몇개의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과제로 도출하는 것이 컨설팅이다. 나머지 부분은 도출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컨설턴트와 클라이언트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