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런 웃음이 매력적인 스코틀랜드 여성 데니스 런디(29)씨는트리칼러지스트(Trichologist)란 생소한 이름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영한사전에 나와있는 트리칼러지스트의 뜻은 모발학자, 또는두피 모발 전문가이다. 모발 전문가라고 해서 머리 손질을 해주는사람이라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머리를 모양내주는 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영국의 몇몇 대학에는 두피 모발학을 가르치는 전문 과정이 개설돼 있습니다. 보통 3년 과정인데 졸업하면 두피 모발 학위를 받을수 있습니다. 졸업후에는 보통 병원에 취직, 피부과에서 두피 모발에 관한 상담을 해주고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일을담당하게 됩니다.』두피 모발 전문가란 두피와 모발에 관한 문제를 상담하고 건강한두피 및 모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의사인 셈이다.실제로 영국의 병원에는 두피 모발 클리닉이 피부과의 한 분야로설치돼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런디씨도 클라이드 뱅크 칼리지에서두피 모발학을 공부하는 동안 글래스고 왕립병원 피부과에 다니며임상 학습을 받았다.두피와 모발에 대해 3년동안이나 배울게 뭐가 있겠냐 싶지만 런디씨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생물학과 화학을 비롯한 대부분의과학과 심리학 모발학 두피학 등을 공부해야 하고 임상 학습도 마쳐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학위를 받기도 결코 쉽지가 않은데 예를들어 런디씨가 다닌 클라이드 뱅크 칼리지의 경우 일년에20명 정도가 입학하는 반면 한 해에 학위를 받는 학생은 2명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학위를 받기가 어렵고 활동하고 있는 두피 모발 전문가도 많지 않기 때문에 졸업 후에 직장을 얻기는 쉬운 편이다. 병원의 피부과에서 일할 수도 있고 두피 모발 센터나 두피 및모발 보호에 필요한 약제를 만드는 연구소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런디씨의 경우 졸업 후 두피 모발 관리센터인 스벤슨에 곧바로 취직한 케이스다.스벤슨은 1956년에 영국 런던에 설립된 두피 모발센터로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 1백5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아시아의 스벤슨 센터들은 미국의 코스메틱케어가 5년전에 영국 스벤슨으로부터 사업권을넘겨받아 운영하고 있다. 런디씨는 이 코스메틱케어에 소속돼 있다. 아시아 각 지역의 스벤슨 센터들을 방문, 두피 및 모발 관리사들을 교육하고 스벤슨이 새로 개발한 약제를 홍보하며 고객들과 상담하는 일이 그의 주업무다. 정기적으로 아시아의 스벤슨 센터들을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여행이 잦은 편이다. 한달에 10일은싱가포르에 머무르고 나머지 20일은 다른 지역에서 지낸다. 그나마활동 근거지로 삼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아파트나 집을 얻지 않고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년내내 호텔에서만 지내는 셈이다.런디씨는 『성격이 활발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 지금 직업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관리사들을 교육하고 고객들과 상담하는 일도 흥미롭다』고 말한다.한국의 경우 서울 명동(02-779-5271)과 강남(02-3420-2222) 두 곳에 스벤슨 센터가 있는데 이 곳에 등록된 회원은 1천1백명 정도.전체 회원의 70%가 20∼30대며 여성 비율은 20%가 조금 넘는다. 회원의 50% 가량은 집안에 대머리 내력이 있어 탈모 예방 차원에서스벤슨을 찾는 사람들이고 35%는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머지 15% 가량은 거의 대머리가 된 상태지만 남아 있는 머리나마 빠지지 않게 보호하려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다.런디씨는 『두피 모발 전문가는 빠진 머리를 나게 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라며 『머리카락이 나는 환경을 개선, 건강한 모발을만들어 탈모 방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미죽어버린 모근에서는 머리카락을 나게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탈모는 예방이 최선일 뿐 머리카락 숫자를 늘리는 방법은이식하는 방법외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견된게 없다는 얘기다.탈모의 원인은 머리에 기름이나 각질이 쌓여 모근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탈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청결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런디씨는 설명한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발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것이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카락이 많이빠진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머리에 먼지와 기름이 많으면 세균이 생기기 쉬운데 이 세균이 탈모의 원인이 된다』며 『땀이 많이나는 여름이나 머리에 기름이 많이 생기는 사람의 경우에는 머리를하루에 두 번 감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머리는 가만 둬도 빠질 머리니 신경 쓸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또다른 잘못된 상식은 비누로 감는 것이 모발 건강에 좋다는 것.이에대해 그는 모발 건강을 위해서는 머리의 수소 이온 농도(pH)를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모발 환경에 맞게 개발된샴푸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런디씨는 『샴푸는 두피에 발라기름과 각질을 없애고 린스는 모발에 발라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샴푸와 린스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머리를 빗을 때도 끝이 둥근 빗으로 귀쪽에서 머리 가운데로 밀어올리듯 빗어야 한다. 그는 『탈모는 정수리에서부터 시작하지 귀나목부분과 같은 가장자리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정수리 부분에는 민감한 효소가 몰려 있어 자주 자극을 주면 기름샘을 자극, 세균이 생성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한다.바르게 머리를 빗는 방법은 양 귀 옆과 목 부분에서 각각 10번씩머리를 올려 빗은 후 손으로 머리 모양을 정돈하는 것이다. 머리를제대로 빗을 수 없다면 아예 빗지 말라는게 그의 조언.『스벤슨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두피의 각질 등 탈모 유발 요인을미리 제거함으로써 건강한 모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빨의 프라그를 제거해 충치를 예방하는 이치와 비슷한 셈이죠.』런디씨는 또 『머리카락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의외로 탈모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겪는 사람들이 많다』며 『두피 모발 전문가들은 고객과 상담을 통해탈모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장애까지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