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훼손방지ㆍ비용절감 효과 탁월 ... 변전소 건립에도 적극 활용

우리나라 대표적 공기업중 하나인 한국전력이 변신중이다. 지난해 장영식 사장이 취임한 뒤 경영혁신 프로그램에 따라 구조조정 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신기술도입등 보이지 않는 개혁작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하드웨어 개선에 무게가 두어진 구조조정 작업은 「위로부터」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선에 초점에 맞춰진 신기술 도입등은 「아래로부터」자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각 부서별로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한 묘책을 스스로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이런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한전 송변전처. 이 부서의 주요 업무는 송전철탑 건설이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가정, 공장등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중간 업무를 수행하는 셈이다.한전 송변전처가 이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최근 도입한 신기술은 인공위성 위치정보시스템인 GPS(Grobal Positioning System).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은 『송전철탑 건설에 이같은 신기술이 과연 필요하냐』는 의문을 가질지 모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송전철탑 하나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찾아내야 하고 그런 뒤 현장에 나가 측량을 하는등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송전철탑을 혐오시설로 인식,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지난 90년이후 거세어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측량과정에서 산림훼손에 따른 비난도 거셌다.송변전처는 이런 문제를 해소할 길이 없을까 궁리 끝에 GPS측량기법을 도입했다. GPS는 당초 미국이 항법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기술로 84년부터 상용화된 뒤 지도제작, 차량항법장치 등에 이용되고 있다.GPS측량기법은 송전선로 측량작업자가 좌표를 알고 있는 곳에 설치한 이동기지국과 GPS위성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기초로 철탑 건설 후보지의 위치 및 방위각을 산정, 송전선로 설계자료로 활용하는 기법이다.이 첨단측량기법을 도입하기 전 한전은 광파측량법으로 송전선로 설계측량을 해왔다. 광파측량은 측량기기와 표적을 사용해 상호간 관측에 의해 측량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표적이 잘 설치됐느냐, 안됐느냐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측량기와 표적간에 시야확보를 위해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산림훼손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인력 및 작업시간 또한 엄청나게 소요된다.GPS측량기법은 광파시스템의 이런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했다. 한전 송변전처가 이 기술을 제공한 GPS코리아(대표 이화복)의 도움을 받아 3.328km 선로를 실측해본 결과 소요일수는 기존 광파방식보다 하루가 적은 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작업인원 또한 기존 광파측량방식은 54명이 투입돼야 하는데 반해 GPS측량기법은 42명이면 충분했다. 22%의 인력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GPS측량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산림훼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파측량이 표적을 사용한 탓에 86그루의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데 비해 GPS는 30그루 정도만 베어내면 정확한 좌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수목벌채량을 65%정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한전 송변전처는 GPS측량기법의 효과가 이처럼 크게 나옴에 따라 이 첨단기술을 현장에서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일단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GPS측량 연구성과를 3백45kV, 154kV 송전선로에 시범적용한 뒤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될 초고압 케이블철탑 입지선정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전 송변전처 김신철부처장은 『첨단기술인 GPS측량기법 도입으로 송전선로 건설에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 있어 이에따른 인력 및 비용절감 효과는 크다』면서 앞으로 변전소 성토다짐 등에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한국전력 계통사업단장 백영기 전무GPS측량기법 도입 실무책임자인 한국전력 계통사업단장 백영기전무는 지자제실시 및 환경정책 강화 등으로 인한 외부 환경변화가 송전선로 경과지의 과학적인 측량기법 도입을 가져온 배경이라고 말했다.▶ GPS측량기법 도입으로 얻게 되는 기대효과는.내부적으로는 전력설비 입지를 국토이용측면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외부적으로는 송전선로 입지를 과학적으로 산정함으로써 산림훼손을 줄일 수 있는 등 기대효과가 크다.▶ 기존 측량기법과 차이점을 든다면.기존 광파측량기법은 측량기기와 표적을 사용하는 탓에 수목벌채로 인한 민원발생과 작업인력 및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러나 GPS측량은 철탑좌표를 GPS위성으로부터 상호 전파를 수신받아 측량함으로써 작업효율성 증대와 공기단축을 할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외국의 활용 사례는.외국에서는 육상 부문에 건물, 전신주, 가스관 등의 시설물 측량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동차 자동항법장치,항공 부문에서는 항공운항관리,이착륙제어, 우주선 궤도제어에, 해상부분에는 선박운항관리, 선박접안, 수심측량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시스템 도입이 다소 늦어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다.▶ 앞으로 계획은.GPS측량시스템은 시범적용결과 수목벌채량, 인력, 작업기간 등의 절감효과가 크게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변전소 성토다짐 등에도 활용하기 위해 관련시스템을 개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