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상승세 뚜렷, 집값 자극 우려 ... 그린벨트 풀려도 토지시장 '한산'

『집을 사러 가면 그 사이에 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문의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매물로 나오는)물건도 적은데다 매도자가 비수기에도 가격을 높여 내놓으니 수요자들은 아파트가격이 이런 추세로 계속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는 것이죠.』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의 말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안한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기관의 저금리 장기대출상품이 봇물을 이루는 기회를 이용해 집 한칸 장만하거나 평수를 늘려 옮기려 해도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이 그리 간단치 않다. 비수기임에도 아파트의 매매·전세가격이 오르고 매물도 적어 혹시 집값이 뛰어오르지 않나 하는 불안감이 크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월드2000의 이창수사장도 『투자수익이 뻔히 기대되는 좋은 물건이 나오더라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한 시각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최근 오피스텔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분위기를 설명했다.이처럼 부동산시장을 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불안한 것은 그간 부동산가격회복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금리의 인상가능성이 거론되는데다, 대우사태에 따른 주식시장의 불안감 가중, 금융소득종합과세 재실시 검토에 따른 실물자산으로의 자금이동 가능성, 물가인상우려, 한은의 부동산시장과열경계론 등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제반 요인들이 잇달아 언론에 보도된 점이 한몫을 하고 있다. 올 경제성장률이 7%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처럼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면서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소득과 소비심리가 부동산시장을 향하지 않을까 하는 점도 부동산시장을 흔들 소지가 큰 요인으로 꼽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신규분양아파트를 중심으로 몰렸던 부동산열기가 그린벨트해제와 MBS(주택저당채권)시행이라는 매머드급재료의 등장에 따라 혹시 부동산가격이 자극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부동산시장을 보는 시각을 더욱 편치 않게 만들고 있다.이처럼 부동산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은 아파트대신 상가와 같은 수익성상품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는 현상마저 빚고 있다. 상가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주)메트로의 윤재호사장은 『최근 3억원 미만의 자금으로 상가주택이나 근린상가를 사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으면 하루 50~60여건씩 몰린다』고 말했다. 은행예금금리가 낮아진데다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여유자금을 부동산으로 돌리려는 사람들이다. 아파트가 여전히 투자매력이 가장 큰 상품이지만 향후 경제상황과 부동산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로서는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상가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윤사장의 설명이다.◆ 주택아파트시장만이 강세를 보일 뿐 단독 연립주택 등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도 그나마 입지 규모 건설업체 등 조건이 빼어난 곳을 중심으로 강보합세 내지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일 뿐 전반적인 아파트시장이 회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설명이다.신규분양시장의 경우 여전히 청약열기가 살아있지만 실제계약률은 낮아 일반인들의 주택구매력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백대 1 등으로 보도되곤 했던 청약 열기는 세제지원이나 분양권전매 허용 등의 틈을 이용해 나타난 허수라는 것이다. 모두 1만9천3백99가구가 분양된 지난 6월에 3만2천2백38명이 청약, 2백94%의 청약률을 보였으나 실제분양률은 59.9%에 그쳤다는 건교부의 자료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신규분양아파트시장의 향후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상반기 아파트분양에서 나타났듯 입지 규모 가격 건설업체 등 조건이 빼어난 아파트만이 인기를 얻을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분양아파트의 감소추세가 역력하지만 지난 6월에 서울지역에서 미분양아파트가 전달에 비해 1.19%나 증가하기도 했다. 분양아파트의 이점이 적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TEN의 정요한사장은 『하반기 이후에는 신규분양시장의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분양권이나 기존주택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분양열기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제혜택이 사라진데다 신규분양열기가 확산되면서 분양가 인상이 이뤄져 그만큼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신 세제혜택이 연말까지 연기된 기존아파트나 분양가가 인상되지 않은 때에 분양됐던 아파트의 분양권 등이 유망하다는 것이 정사장의 말이다.기존 아파트시장은 서울과 신도시 등 아파트가격을 선도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가격오름세가 더디지만 차츰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달 전국의 주택가격을 조사·발표하는 주택은행의 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6월의 경우 △서울의 경우 매매가격 0.3%, 전세가격 1.1% △광역시가 매매 -0.2%, 전세 0.4% △중소도시가 매매 0.1%, 전세 0.7%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아파트가격을 회원중개업소를 통해 조사하는 부동산114의 조사(지난 7월 23일 기준)에서도 매매가격의 경우 △서울의 경우 매매 0.38%, 전세 0.45% △신도시 매매 0.28%, 전세 0.96% △기타 수도권지역은 매매 0.26%, 전세 0.31%씩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택은행 경제연구팀 고혜진씨는 『가격이 떨어진 단독 연립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지수임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더 크다』며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일부지역들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세가 보였지만 지방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떨어진 지역들도 있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주택시장의 전망은 더욱 불안하다. 최근 전세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상당히 불안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주)TEN의 정사장은 『서울은 5월에 비해 전세가격이 1.13%, 경기지역은 5.09% 정도 올랐으며 지금도 강북지역 등 전세가상승이 더뎠던 지역까지 가격오름세가 확산되는데다 물건도 없어 「전세대란설」이 나올 정도』라며 『이런 가파른 전세가격의 상승이 결국 기존아파트가격의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세의 70%이상의 전세가격을 지불하느니 금융기관의 저금리 대출상품이나 올해 시행될 예정인 MBS 등을 이용해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가격전망에 대한 각종 조사에서도 부동산전문가들은 대부분 5∼10%의 가격상승을 점치고 있다. (본지 185호 커버스토리 「집값, 급등은 없다」 참고)이처럼 아파트시장의 전망이 불안해지면서 부동산전문가들은 『지금이 주택마련의 적기』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사장은 『부동산전문가들의 대부분이 예상하는 평균 5∼10% 가격상승은 선별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아파트값만 오르는 상황을 감안하면 20%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으로 봐야 한다』며 『입지조건 등이 좋은 지역의 아파트를 사려면 올 여름에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자 7백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동산114의 하반기 아파트시장전문조사에서도 중개업자들의 91%가 7∼8월을 주택마련의 적기로 꼽기도 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사장은 『부동산가격이 오른다 싶으면 모든 매물은 일시에 회수돼 가격상승이 예상되지만, 아직 크게 오르지 않고 매물도 어느 정도 나와있는 지금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토지그린벨트해제라는 호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토지시장의 움직임은 그리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모습이다. 국제자유도시로의 개발을 추진중인 제주도, 동해안지역, 서산 등 서해안고속도로주변 등 일부 개발지역만이 가격이 오르고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주)녹산종합부동산컨설팅의 김근영사장은 『토지시장의 침체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그린벨트해제 발표이후에 일부 주택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그린벨트의 택지수요가 몰렸으나 거래는 한산하다』고 설명했다. 그린벨트의 경우 규모나 거래액수가 큰 편이라 구미에 맞는 땅을 찾거나 매매를 성사시키기가 힘들고 일반토지시장의 경우 여전히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린 상태라 아직 수요자들의 관심권 밖이라는 것이다. 건국컨설팅의 김승만이사도 『그린벨트해제는 수도권이 관건인데 개발팽창압력이 적은 지방지역을 우선 풀어 줘 토지시장은 6월이후의 소강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로 설명했다. 가격이 IMF이전과 비교해 80~85%정도 회복된 가운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매도자의 경우 오를 것을 예상하고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매수자의 경우 너무 높이 올랐다고 보는 견해차가 원인이다. 『그나마 양평 광주 용인 등 수도권지역의 3백~5백평 규모로 1∼2억원대의 토지만이 물건이 나오는 대로 소화가 될 정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김이사의 덧붙인 설명이다.앞으로의 토지시장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기본적으로 1인당 3∼5억원 정도의 투자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와야 토지시장이 움직이는데 당분간 그런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김이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1억원 안팎의 소액투자자들의 경우 입맛에 맞는 규모 입지 가격 등을 갖춘 매물의 경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서둘러 토지를 구입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김이사의 덧붙인 말이다.◆ 기타부동산투자에 따른 고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해 일반인들이 아파트 다음으로 선호하는 부동산상품으로 꼽히는 게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성부동산이다. 상가의 경우 최근 역세권 등 A급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IMF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고 일반인들의 투자문의도 많아졌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메트로의 윤사장은 『대표적인 수익성부동산인 상가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이어져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역세권의 중소형상가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흐름과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증가와 구매력회복을 감안한다면 지금 상가에 투자할 적기일 수 있다는 것이 윤사장의 시각이다.『본격적인 상가경기의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 들어가서나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법원경매를 이용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가에 투자한다면 수익성이 있다』고 윤사장은 조언한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원컨설팅의 원창희사장은 『전문상가나 대형 아파트단지내 상가를 제외하면 상가투자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상가가 공급과잉인 상태인데다 할인점 백화점 등 대형상가의 잇단 개장으로 상가에서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해진다는 것이 원사장의 설명이다.오피스텔도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오피스텔 중개업소에서 나오는 말이다. 부동산월드2000의 이사장은 『금리하락이후 특히 6월 이후에 일반인들의 오피스텔 투자문의가 늘어났고 거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주거용으로 신축된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때 분양가대비 30%까지 떨어졌던 오피스텔매매가격이 최근 10∼15%로 회복됐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1억∼1억5천만원 정도나 그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려는 사람들. 『월세개념으로 했을 때 오피스텔은 1.5∼2부의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어 지금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전세보다는 월세를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면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라는 것이 이사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