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부여 정도 등 기업문화 고려해 차별적 평가 필요

CEO(최고경영자)의 가치는 대주주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도중요한 문제다. 일반인에게도 시사성이 많다. 그러나 CEO의 가치를측정하는 것만큼 어렵고 아직 체계화되지 못한 부분도 없다. 그만큼CEO 가치 측정은 최근에 요구되는 과제다. CEO의 가치를 측정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도 최근의 경향이다. 이에 비해 기업가치평가나 브랜드의 가치평가는 좀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탄탄한 이론적인 배경을 가지고 정교한 테크닉을 발전시켜왔다.기업가치평가에서 소위 말하는 「현금할인법」이 개발되면서 브랜드에도 이를 적용해 브랜드 가치평가가 이론적으로 체계를 잡기 시작했다. 현금할인법을 사용하되, 기업가치평가와는 상관없지만 브랜드에서만 발견되는 특징들을 감안, 분석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CEO의 가치평가도 기본적으로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가치평가 방법을 기초로 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금할인법이라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현금할인법으로 구할 때는, 말 그대로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의현금을 현재가치로 변환, 즉 할인한 것이 바로 기업의 가치가 된다.마찬가지로 브랜드의 가치를 현금할인법으로 구할 때도 그 브랜드가앞으로 벌어들일 미래의 현금을 현재의 가치로 변환만 하면 된다.단지 회사가 벌어들인 전체 현금 중에서 어느 정도가 그 특정 브랜드의 몫이냐만 가려내면 된다.◆ CEO 기여도 측정 쉽지 않아만약 CEO의 가치도 현금할인법으로 측정한다면, 똑같이 CEO가 벌어들인 미래의 현금을 현재의 가치로 변환만 하면 된다. 단지 문제는회사가 번 돈 중에 어느 정도가 CEO의 몫이냐를 정하는 것인데, 브랜드의 경우와는 달리 CEO의 경우는 몫을 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CEO의 가치측정에서 부딪치는 거의 모든 문제는 바로 이 대목이다.주가는 결국 회사가 벌어들일 미래현금을 현재가로 할인한 것이다.그래서 주가를 가지고 CEO의 가치를 측정한다는 것은 결국 현금할인법을 사용한다는 말과 같다. 주가로 CEO의 가치를 측정하려는 시도들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CEO가 재임하는 동안에그 기업의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가를 보는 것이다.두번째는 CEO가 취임하는 순간 오르는 주가를 보는 것이다. 마지막세번째 방법은 같은 업종의 평균과 비교해 같은 기간동안 주가가 얼마나 더 올랐는가를 보는 것이다.첫번째 방법의 문제는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데 CEO의 능력 이외에 다른 요소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CEO가 잘 해서 기업의 주가가 오른 것도 있지만, 종업원의 성실함이나 시장의 호황과 같이 CEO와 별 상관이 없는 요소 때문에 오른 것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CEO의 가치를 주가로 측정하려 할 때, CEO의 능력뿐만 아니라기타의 요소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을 노이즈문제(noise problem)라고 할 수 있다.두번째 방법은 CEO가 영입될 때 주가가 반응하는 것을 순간적으로포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요소가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어진다. 따라서 노이즈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주가가 오르는 것은 이미 CEO가 이름이 알려진 경우에만 기대할 수있다. CEO가 능력은 있으나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는 이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세번째 방법은 나름대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노이즈문제를 모두 제거하지는 못한다. 단지 국내 기업의 문화가변해서 CEO에게 더 많은 권리를 이양한다면, 재임기간의 주가 상승치를 높은 비중을 두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는 CEO가 직원의 임·채용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종업원의 성실함 같은 요소도 CEO의 능력으로 충분히 평가될 수 있다. 또한 주주총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전략과 투자에 있어서는 CEO가 마지막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부침을 CEO가 결정했다고충분히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주가 상승을 CEO의 능력과 연결짓는데 큰 무리가 없다. 즉 노이즈문제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그러나 아직 책임과 의무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기업문화에서 무리하게 주가를 고집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를 동반한다. CEO를 올바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CEO에게 어떤 권한이 주어졌으며 어떤 제약조건에서 경영을 하는가를 먼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제약조건에서 가장 타당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국내에서도 벤처기업들은 CEO가 의사결정하는데 제약조건이 비교적 적으며 이들의 선택이 곧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경우 주식시장이 올바로 실물을 반영한다면, 주가의 움직임을 비중있게 사용할 수 있다.그러나 관료적인 성격이 강한 기업들은 CEO가 의사결정하는데 제약조건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평가는 외형적인 것보다는 얼마나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줬으며 이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조직을 이끌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옳다. 이 때는 CEO뿐만 아니라 그 밑의 직원들도 주가를 올리는데 많이 기여하기 때문에 그만큼CEO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어질 것이다.이런 기업들의 CEO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하겠으나, 한가지 간단한 방법은 기업들을 획일적으로 평가하지 않고차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여러 기업의 CEO를 함께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CEO에게 권한을 적게 주는 기업에서부터 많이 주는 기업에 이르기까지 몇 그룹으로 분류해서 각 그룹마다 CEO가 주가에기여하는 가중치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가령 CEO에게 권한을 적게 주는 회사부터 많이 주는 회사까지 5개그룹으로 묶었다고 하자. 그리고 각 그룹마다 CEO가 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를 30%에서 70%까지 5단계로 분류한다. A라는 회사와 B라는 회사의 주가가 모두 20% 올랐다고 해도, A의 CEO가 첫번째 그룹에 속한다면 결국 CEO 때문에 오른 주가는 6%뿐이다. B의 CEO가 다섯번째 그룹에 속한다면 14%가 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큰 기업보다 적은 기업의 CEO가 더 좋게 평가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시가총액의 상승치로 환산하면 이러한 문제가 줄어들게 된다.또한 CEO가 경직된 조직에 들어가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면 자신의 점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조직력에 대한 평가도 같이 될수 있을 것이다. 단지 CEO의 권한을 측정하는 것과 각 그룹마다 할당할 주가의 가중치를 정하는 것이 인위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있는 측정방법을 적용한다면 단일 조사에서는 비교적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적어도 각 회사의 기업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획일적으로 주가를 적용하는 오류는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