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가 성장성 과잉 반영, 재무구조 탄탄·기술력 갖춘 기업으로 투자패턴 선회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있다. 연초부터 거품논쟁이 불거지면서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시장을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코스닥지수의 경우 2백70선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들어서는2백선까지 밀리는 모습이다. 불과 1주일사이에 70포인트 가까이 빠진 셈이다.개별 종목들은 더욱 심각하다. 상당수 종목이 30% 이상씩 빠졌다. 특히 일부 종목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완전히반토막이 됐다. 투자자들 사이에 한때 투매현상까지 나타났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그만큼 낙폭이 컸던 것이다.사실 지난해 말부터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00년부터는 코스닥시장이 차별화될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거의 전종목이수익성이나 장래성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오른 까닭에 일정 시점이 지나면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의 코스닥시장 폭락이차별화의 첫번째 단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실제 이런 징후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시장 전체가 휘청거리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반면 변변한 실적을 올리지 못해 항상 거품논쟁의 중심에 섰던 일부 종목들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듯 주가가 만신창이가 됐다.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 주가가 미국 나스닥 주가를 뒤따라가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스닥의 영향을 너무 직접적으로 받는다는것 자체는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판단된다. 코스닥이 나스닥에 예속된다는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코스닥이 나스닥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는 현상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필요한 시점이다. 1971년 설립된 나스닥은IT업종, 바이오테크 등 21세기형 첨단 기업들이 대거 등록되어 있는 직접 금융시장으로 미국의 정보통신과 인터넷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이에 비해 1996년 설립된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3월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중소 벤처기업들의자금 마련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왔다.코스닥이 나스닥을 뒤따라가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주에 대한 뚜렷한 분석 기법도없이 심리적 측면으로 급등한 코스닥시장이 나스닥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엇갈린 견해로 조정 양상을 보이자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동반 조정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세계적으로 IT산업을 미국이 선도하고 있고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의 대부분이 미국시장을 뒤따라간다는 점에서 산업의 후행성(後行性)이 유통시장의 후행성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관심 가치주로 옮겨간다물론 미국시장에서도 성장주와 가치주가주요 화두로 거론되면서 현재의 성장주 위주의 테마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성장주의 현재 주가는 향후의 성장성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면서 연초부터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높아지고 있다.사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21C 정보화 혁명은 모든 산업을 유연화 시키면서 업종전환과 사업변경이 간편해진 것도 사실이다.다만 인터넷 산업의 수익 구조에 대한 냉정한 분석도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인터넷 산업의 수익은 광고수입과 유료서비스 수입이 큰 축이다. 광고수입은 광고시장이 한정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시장 선점효과가 있는 기업 위주로 향후에는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또 유료서비스의 경우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내용과 사업성에 대한 검증이 지금단계에서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콘텐츠제공업이 사업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선결 과제라는 점에서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의적절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또 구체화된 분석기법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이에 반해 인프라 구축과 정보통신 혁명의수혜주들이 오히려 전통적 산업군의 기업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가치주들로 시장의 관심이 변해가고 있다.그렇다면 가치주(Value Stock)란 무엇일까. 성장성이 부각되는 코스닥 시장의 성격상 성숙기의 기업들이 유통되는 거래소시장과 똑같은 관점에서 코스닥의 가치주를 분석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코스닥의 가치주는 성장성과 실적이 수반되는 종목이 진정한 가치주일 것으로 판단된다.내재가치와 순자산 가치만 높다고 해서 코스닥시장에서 가치주로 분류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순자산가치는 적다고하더라도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실적개선이 뚜렷이 나타나는 종목이 진정한가치주일 것으로 생각된다.인터넷 산업의 성격상 인터넷 비즈니스 자체가 당장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SW) 관련 주식에서 가치주를 찾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된다. 최근 들어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아직은 가치주로서 인정받기에는 무리가많은 까닭이다. 이에 반해 하드웨어(HW)를만드는 제조업체의 경우 인프라 구축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몇몇 업체는 매출액이 전년도에비해 2~3배 정도 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또한 지난해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대규모 유상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크게 개선된 것도 향후 사업 수행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지난해 2~3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많은 여유 자금을 확보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밖에 코스닥 등록기업 중에는 세계적인기술력을 지닌 우량 벤처기업들도 상당수있다.이런 종목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가치주에 포함된다고 생각된다. 기술력이 하루아침에 바닥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상당히 불합리하게생각될 때가 많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주식시장만큼 균형감각을 중시하는 시장이없다. 코스닥시장이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겪게 되는 불합리성도 시장이 안정을찾으면서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의 코스닥시장을 보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느낌이 강하게 든다.가치주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시장이 아직은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점차 안정된모습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특히 최근의 코스닥 시장 폭락은 이런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