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약 3백억원의 매출에 2억원대의 흑자를기록한 변사장은 이같은 자신감을바탕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제지회사에서 벗어나 첨단산업에도전한다.」 과자류 포장지로 사용되는 백판지 등 산업용 포장재 전문생산업체인 중앙제지(대표 변명섭)가 대변신 중이다. 지난 32년간한우물을 파온 이 회사는 최근 종이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사업영역에 도전하고 있다.업계로부터 중앙제지의 변신이 파격적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도 바로여기에 있다. 보수적 경영으로 유명한 제지업계의 관행에서 볼 때파격적인 변화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사업다각화의 중심에 서 있는 변명섭 사장(45)이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맥락이다.지난해 5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변사장은 취임 이후 많은 변화를꾀했다. 우선 회사가 3년 연속 적자상태에 빠져 있음을 감안해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회사 일각에서는 너무갑작스런 변화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일단 회사가 살아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점차 수긍했다.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중앙제지는 지난해 결산 결과 흑자로돌아섰고, 유상증자를 통해 5백%를넘던 부채비율을 60% 이하로 크게낮췄다.구조조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변사장은 지난해 연말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금융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선물분야에 진출,한국선물거래와 대한선물의 최대주주(지분율 39%)가 되었다.이어 변사장은 올해 들어 서치캐스트라는 별도회사를 만들어 인터넷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서치캐스트는 한자와 한글고어까지 찾아낼 수 있는 인터넷 검색엔진을 개발해놓은 상태이며 이미지 동영상검색엔진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장기적으로는 특허와 법률정보 등 전문분야 검색엔진용 모듈을개발해 국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지난 1월7일 MP3 플레이어와 PDA(개인휴대통신) 단말기 제조사업에뛰어든 것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21세기형 사업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변사장은정보통신 분야 역시 사업전망이 밝다는 판단에 따라 즈믄테크를 설립해 단말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이밖에 변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일상생활 속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자동충전되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회사에 지분 10%를 갖는 조건으로 출자했다. 이 신기술은 1년 정도 연구기간을 거치면 상용화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변사장이 이렇듯 활발하게 사업다각화에 나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건실해진 재무상태다. 중앙제지는 지난해 약 3백억원의 매출에 2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3년만의 적자 탈출이다. 여기에다금융 비용 역시 크게 줄었다. 한때5백%가 넘는 부채비율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의 경영이 이어졌으나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지난해 6월 전환사채를 발행하고,10월에는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2백50여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부채율을 두자릿수로 끌어내린 결과다.변사장은 앞으로도 신사업에 적극진출할 방침이다. 중앙제지는 지금처럼 모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하는 한편 첨단업종을 중심으로사업다각화를 더욱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변사장은 지난 81년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이후 일본에 유학, 교토대학 대학원에서일본경제사를 전공했다. 이어 광고대행사인 코마코에서 직장생활을시작했고, 부동산 전문회사인 일본진흥빌딩을 거쳐 지난해 중앙제지사령탑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