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는 “이니스프리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체험담과 의문점 등을 토론, 제품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연쇄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변화하는 고객 니즈와 마케팅 환경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새 시장을 창출한 것이 성공비결이었습니다.”(주)태평양 이해선(45) 상무가 인터뷰 내내 ‘맞춤형 셀프마케팅’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한국마케팅학회에서 수여하는 마케팅프론티어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마케팅 도사’ 이상무가 유난히 소비자를 강조하는 것은 ‘이니스프리’의 ‘대박’을 통해 얻은 경험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1월 태평양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은 화장품브랜드. 백화점이나 전문점을 통해 판매되는 다른 화장품과 달리 할인점을 통해 유통된다. 출시 5개월만에 국내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브랜드 가운데 판매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이상무는 이니스프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단추를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소비자의 의견을 담아낸 점을 들고 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지난 2년간 사이버 화장품 연구소인 ‘나텍(www.natec.co.kr)’을 통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 니즈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자연친화형 화장품이나 용기디자인 등 고객의 목소리가 밀려들었다. 이러한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낸 화장품으로 ‘이니스프리’를 기획했다. 천연필터링 과정을 거친 제주 화산암반수를 사용하거나 부드러운 질감의 용기디자인 등 자연친화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이다.판매방식도 소비자 중심으로 맞추었다. 할인점내 이니스프리 판매코너에는 직원 대신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설치했다. 이름은 ‘키오스크’. 여기에 여성 피부를 12개 유형으로 분류한 피부진단 프로그램을 입력했다. 모니터상에서 ‘세안후 얼마나 볼이 당기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소비자가 간단한 터치로 응답토록 했다. “응답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타입과 이에 맞는 제품 모델을 제시받아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상무가 설명하는 ‘맞춤형 셀프마케팅’이다.◆ 사이버고객과 함께 만든 화장품 ‘이니스프리’ 히트여기에 판매후의 소비자의견을 피드백하기 위한 디지털마케팅 공간으로 홈페이지(www.innisfree.co.kr)도 만들었다. ‘당신이 화장품을 만든다면’ 등과 같은 코너를 통해 고객들의 희망사항을 알아내 이를 제품 생산에 반영했다. 또 이니스프리에 대해 자신의 체험담과 의문점 등을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연쇄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판매경로도 철저하게 소비자들을 고려했다. 바로 할인점이다. 판촉사원의 권유보다는 여성들이 자주 찾는 할인점에서 손쉽게 자신에 맞는 제품을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E마트 까르푸 등 국내 주요 할인점의 85개 매장에서 입점시켜 놓았다. “고객들의 쇼핑 경로가 할인점으로 이동하고 있고 외국계 화장품 업체들이 국내 할인점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수년안에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이상무의 말이다.“고객의 현재의 니즈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곤충의 눈’과 변화하는 트렌드를 멀리 내다보는 ‘새의 눈’을 함께 지니는 마케팅으로 세계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