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M&A 화두로 다시 기지개 … 증권사 전담팀도 활동 개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의 색도 측정장치를 만들고 있는 회사입니다. 자본금 4억원에 올해 매출은 7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최대주주가 회사를 30억원 정도에 팔려고 하는데 관심있는 분은 연락주십시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한 대기업이 제약회사를 하나 인수하려 합니다. 자본력은 충분합니다. 1백억원대 물건도 괜찮습니다.”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회의실에서 열린 ‘M&A정보교류회’에서는 최근 M&A시장에 나온 다양한 ‘물건’에 대한 정보와 의견이 교환됐다. 이 교류회 회장은 윤현수 코미트창업투자 사장. 참석 멤버들은 다양하다. 유나이티드M&A 기업M&A등 M&A전문 중개회사는 물론 삼일회계법인 대주회계법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코리아벌처펀드 등의 M&A담당자들 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각자 의뢰받은 M&A물건들을 공개하고 매도자와 매수자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 교류회는 지난 2월 결성돼 매월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국내 M&A업계는 이 교류회 멤버들 만큼이나 광범위하다. 일반적으로 M&A업계라고 하면 M&A브띠끄(전문중개회사)를 떠올린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KTB네트워크의 권성문 사장이 지난 95년 설립한 한국M&A와 윤현수 사장이 운영하던 코미트M&A, 아시아M&A 프론티어 M&A 청운M&A 등이다. 이들 M&A브띠끄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생겨나기 시작해 20여개사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직후 번창했었다. 부실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M&A물건들이 많았기 때문.그러나 이들 M&A브띠끄들은 현재 많은 변신을 했다. 지난해부터 상당수가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털로 옷을 갈아입은 상태. 코미트M&A는 코미트캐피털로, 아시아M&A는 웰컴기술금융으로 각각 간판을 바꿔 달았다. 벤처열풍으로 M&A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M&A브띠끄들이 벤처투자에 나선 것. 하지만 최근 들어선 벤처업계의 구조조정과 M&A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들은 다시 M&A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M&A브띠끄 20여사 IMF위기 직후 번창M&A업계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로펌들이다. 김&장법무법인 태평양법무법인 세종법무법인 등 주요 로펌들은 모두 M&A전담팀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M&A중개 보다는 계약 등의 법률자문이 주전공. 특히 적대적 M&A나 외국기업들의 국내기업 M&A땐 소송 등 법적절차가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회계법인들도 마찬가지다. 삼일 산동 세종 세동 영화회계법인 등도 M&A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특히 IMF 위기 이후 빅딜이나 은행 구조조정땐 기업가치평가 부문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또 증권사들도 M&A에 관심을 갖고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대신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SK증권 동원증권 굿모닝증권 등이 그렇다. 종금사중에서도 한때 M&A에 발을 들여놓은 곳이 있었지만 최근엔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이밖에 베일 속의 전문가 그룹이 있다. M&A는 특성상 은밀히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막후에서 그 거래를 연결시키는 거간들이 적지 않다. 적대적M&A를 주로 하는 전문가들이 특히 그렇다. 이들은 대부분 컨설팅사나 투자자문회사란 간판을 내걸고 M&A거래의 배후에서 움직인다. 업계에선 변호사 K씨, 증권사 출신 O씨, 회계사 L씨 등이 이름이 나 있다. 이들은 최근 M&A바람을 타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