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콤 글래드웰 지음 / 임옥희 옮김 / 이끌리오 / 329쪽 / 2000년 / 1만2천원

<해리 포터 designtimesp=20116> 시리즈.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서적이다. ‘포케몬스터’. 이 조그만 괴물 캐릭터는 만화 영화 인형 그림책, 이것이 인쇄된 옷과 신발 등으로 전세계 아이들에게 팔려나간다.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모든 이의 공통된 소망은 자기 제품이 ‘뜨는 것’일 것이다. <티핑 포인트 designtimesp=20119>는 무엇이 어떻게 뜨게 되는가, 그 과정에 대한 면밀한 탐구를 수행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같은 탐구의 목적은 의도한 바대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상품을 띄우는’ 변화든, ‘정치적’ 변화든.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한순간 폭발하게 되는 바로 그 시점, 불가능이 현실로 점화하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 라 부른다. 그는 이 분석을 위해 뜨는 것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메카니즘과 매개체들을 ‘문화적인 번역 장치’라는 개념을 사용해 이해하고 있다.책에 등장하는 한 흥미로운 사례를 보자. 스케이트 보드 신발 회사인 ‘에어워크’는 램베시스라는 광고회사의 도움으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램베시스는 전위적인 광고를 주로 제작했는데, 그중에는 티벳의 라마승이 등장하는 것도 있었다. 에어워크 신발을 신은 젊은 라마교 승려가 교실에 앉아 시험을 보고 있는데, 계속 자기 신발을 흘끔거린다. 신발 옆에 커닝 페이퍼를 붙여두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인 승려가 사소한 일탈을 저지르는 모습에서 젊은이의 치기와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발견된다. 광고가 나올 무렵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티벳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었다.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침공으로 인해 인도로 야반도주해야 했다. 이같은 정치적 배경에서 미국의 한 랩 그룹은 티벳 독립 운동을 위해 자금을 대고 라마승을 공연에 초청, 그들의 정치적인 입장에 대한 발언을 할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광고회사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높은 랩 문화를 중심으로 티벳에 대한 관심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 이를 약간 비틀어서 광고를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램베시스사는 일부 급진적인 젊은이들의 문화를 대부분의 평범한 젊은이들에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번역’해 냄으로써 광고주들의 제품을 뜨게 했다는 분석이다.저자는 어떤 시장 원리와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 광고의 메시지가 소비자의 의식에 달라붙어 기억되고 구체적 구매행위로 이어지는가를 분석해내고 있다. 이는 이같은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누구에게나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티핑 포인트를 포착해보라는 충고로 이어진다.말콤 글래드웰의 관심이 단지 상품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분석의 촉수는 문화, 사회현상 전반에 뻗쳐 있다. 현상을 분석하는 그의 방법론이 문화와 정치,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거시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