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대우사태 이후 투신권에서 은행으로의 자금이동으로 인해 회사채의 매수처가 크게 위축됐고 기업 구조조정 지연으로 기업의 신용위험 또한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채권시장의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기준금리는 이미 시장 대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며, 기준금리와 BBB등급 이하 금리와의 금리격차가 자금시장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내년에는 총 60조원의 회사채물량이 만기도래하나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채권매입기반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또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채권시장의 가격기능에 의해 결정되기 어려울 것이다.2001년 금리수준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경기의 하강 속도이다. 경기가 둔화되면 기업의 설비투자 자금 수요가 줄어들어 금리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내년 GDP성장률은 6.2%로 전망돼 금년에 비해 경기가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기순환과 명목금리 순환과의 관계를 살펴볼 때, 시장금리의 저점과 고점은 경기저점과 정점을 기준하여 일정한 시차를 두고 후행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금리는 경기저점 통과이후에도 하향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둘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한은은 제2단계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의 큰 틀이 마무리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상당 폭 해소될 때까지 금융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어 가능한한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동안 많이 풀린 시장유동성을 회수하고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다소 긴축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상승 부추기는 요인도 산재셋째, 자금의 수급여건이다. 한은의 통화정책이 다소 긴축으로 선회하더라도 경기둔화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대폭 증가하지 않고 부실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유동성은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의 위험기피 성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간의 자금조달 여건은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마지막으로, 거시경제적인 요인들 중 인플레이션이 금리안정에 부담을 줄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에 고유가가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의 절상속도가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됨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금년보다 높은 3.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건설업 등에서 경기부양책이 강구될 경우 대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이와 같은 요인들에 기초해 2001년 회사채수익률은 상반기중 9% 전후, 하반기부터는 점차 하락, 8%대에서 움직여 연평균 8.8%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떨어지는 이유는 물가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경기의 뚜렷한 둔화로 자금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