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영화의 역사를 관통하는 공포의 심연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타자의 침입이라는 상황이다. 타자란, 나와 나를 둘러싼 울타리 바깥에서 그 안으로 침입하려는 ‘나와 다른 존재’다. 상상 속의 외계인에서 동성애자까지, 나와 우리라는 견고한 세계를 위협하는 모든 것. 호러 영화는 자기성의 견고한 세계를 타자의 침입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자아의 강박증을 유령과 괴물의 모습을 통해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어 주는 영화 장르다.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디 아더스 designtimesp=21856> 역시 바로 이 타자들이 문제다. 2차대전이 끝난 영국 남부해안의 작은 섬에서 그레이스(니콜 키드만)는 두 아이와 함께 오래된 대 저택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두 아이들은 태양 빛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금방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한 알레르기 질환을 겪고 있어, 그레이스의 대 저택은 항상 칠흑같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하인들을 대신해 새로운 하인들이 그레이스의 집에 들어 오면서 이 음산한 저택에는 정체 모를 존재들의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원인 모를 소음과 움직임으로 시작된 이 ‘타자들’의 존재는 급기야 그레이스와 두 아이들을 위협하기에 이른다.영화 <식스 센스 designtimesp=21861> 능가하는 반전 ‘묘미’유령과 같은 이 ‘타자들’은 영화의 마지막 반전에 가서야 비로소 그 정체를 드러낸다. 마치 <식스 센스 designtimesp=21864>를 연상시키는 듯한 <디 아더스 designtimesp=21865>의 마지막 반전은 숨어있던 타자들로부터 스멀 스멀 기어 나오던 긴장과 불쾌를 충격적 순간으로 바꿔 버린다. 그 충격이란 바로 내가 타자이며 타자가 바로 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이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공포스런 그 타자가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역설은 바로 이 영화가 제목에서부터 이 ‘타자’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이자 전략인 셈이다.사실 <디 아더스 designtimesp=21868>에서 타자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은 그 이상이다. 무엇보다도 감독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우리에게 <오픈 유어 아이즈 designtimesp=21869>로 알려져 있는 스페인 감독. 최근 몇 년간 유럽과 제3세계 영화를 미국 내로 유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미라맥스에 의해 올해 전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수입’돼 온 아메나바르는 ‘타자’로서 할리우드 입성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알프레드 히치콕에서 스탠리 큐브릭, 그리고 <식스 센스 designtimesp=21870>의 M 나이트 샤말란까지 스릴러의 거장들을 꼼꼼하게 벤치 마킹하면서 스페인과 할리우드를 잇는 묘한 분위기의 괜찮은 스릴러 한편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올해 가장 바빴던 여배우 중 하나인 니콜 키드먼의 연기 변신 또한 눈 여겨 볼 만하다. <물랑 루즈 designtimesp=21873>의 두꺼운 화장과 깃털 옷을 전부 벗어 던지고 경직된 투피스와 흐트러진 금발머리로 신경증 여성으로 변신한 그녀는 마치 그레이스 켈리나 <마니 designtimesp=21874>의 티피 헤드런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이미 내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키드먼은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 후보감 이기도 하다.영화속 캐릭터 열전<정글피버 designtimesp=21882>의 마약쟁이, 사무엘 잭슨마약 때문에 난리들이다. 최음제인 줄 알고 마셨다느니, 미국에서 쭉 피워 왔던 거라느니, 인기와 연기력에 대한 압박 때문이라느니, 이유는 여러 가지. 그들을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부칠 수도 없다. 사실 그들이 심각한 반사회적 범죄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자기 돈 내고 자기가 마약 하겠다는데,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쑥덕거림의 대상이 되고 국민들 앞에 머리 조아려 사과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수많은 영화 속에서 약에 취해 해롱거리던 마약쟁이들이 생각난다.마약을 다룬 영화들은 이후 헤아릴 수 없지만 최고의 마약중독자를 뽑으라면 단연 <정글 피버 designtimesp=21887>의 사무엘 L. 잭슨이다. <바스켓볼 다이어리 designtimesp=21888>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있고 <트래픽 designtimesp=21889>의 십대 청소년들도 있지만, 잭슨의 내공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정글 피버 designtimesp=21892>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게이터. 그의 아버지는 근엄한 목사님이고 동생은 성공한 건축가다. 하지만 그는 한 방의 주사를 위해서는 영혼을 팔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없을 때만 집에 들어와 엄마를 협박해 잔돈을 뜯어가는 그의 얼굴엔 사악함만이 남은 듯하다. “나는 뽕돌이에요∼”라는 제멋대로의 노래에 맞춰 이상한 춤을 추며 몸을 떠는 잭슨에게도 안식처가 있다. 도시의 수많은 마약중독자들이 약에 취한 상태에서 좌충우돌하는 어느 폐허가 된 건물. 웨슬리 스나입스는 형을 찾아 그곳을 찾아가는데, 건실한 중상류층의 눈에 비친 그곳은 천국 아니면 지옥이며, 제 정신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별천지 같은 현실이다.미국 흑인영화의 투사 스파이크 리 감독은 <정글 피버 designtimesp=21895>에서 마약중독자들을 계몽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마약은 은밀한 죄악이 아니라 미국 대도시 흑인문화의 일부이며, 사무엘 L. 잭슨은 ‘저놈, 진짜 마약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다.마지막으로 뒷 얘기 하나. 칸영화제에 출품된 이 영화에 대해 보수적인 심사위원들은 냉대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미 <똑바로 살아라 designtimesp=21898>로 칸영화제에서 찬밥 신세를 경험했던 그가 ‘인종차별’이라며 강력히 항의하자 영화제 측은 사무엘 L. 잭슨에게 남우조연상을 수여했다. 사실 칸영화제엔 남우조연상 부문이 없는데, 상을 하나 주긴 줘야겠고 그러자니 마땅히 줄 상이 없고 해서 급조한 부문이었다. 잭슨은 칸영화제 사상 유일한 남우조연상 수상자다.김형석·무비위크 기자이주의 문화행사어린이 난타2002년 1월5일∼2월 3일 / 오후 1시, 3시 월 쉼양재동 교육문화회관/2만∼4만원히트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은 난타 공연의 어린이 버전. ‘밍이’ ‘통이’ ‘꿍이’ 등의 마법사들을 등장시키고 사자 요리, 우주 요리, 바다 요리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했다.또 소리가 둔탁한 전통타악기 보다는 짝짝이 콩가 아고벨 등 보다 경쾌한 소리를 내는 타악기들 위주로 연주한다. 채훈병 연출, 김강일 유승수 김양희 등 출연. 1588-7890아트 스펙트럼 2001 = 2002년 1월27일까지 호암갤러리. 삼성미술관 큐레이터들이 추천한 젊은 작가전으로 김범 김아타 김종구 오인환 등 출품. (02)771-2381예술가로 산다는 것 = 2002년 1월6일까지 인사아트센터. 김근태 김을 박문종 최옥영 등 전업작가들의 작품전. (02)720-1020권옥연 전 = 2002년 2월6일까지 덕수궁 미술관 . 작가의 50년대 초부터 최근 신작까지 대표작 70여점을 전시. (02)779-5310렘브란트 판화전 = 2002년 2월17일까지 예술의 전당. 17세기 바로크미술의 거장인 렘브란트 판화작 90여점 전시. (02)580-1300오페라의 유령 = 무기한 LG아트센터. 김학민 연출 윤영석 김장섭 이혜경 김소현 등 출연. (02)501-7888버자이너 모놀로그 = 2002년 1월13일까지 대학로 컬트홀. 이브 엔슬러 작, 이지나 와이키탕 연출 서주희 출연. (02)516-1501변강쇠전 = 2002년 1월6일까지 정동이벤트홀. 김지일작, 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성녀 등 출연. (02)2004-8181강아지똥 = 2002년 1월4∼16일 자유소극장. ‘똥’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극. (02)580-1300토끼와 자라의 용궁여행 = 2002년 1월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15명의 어린이들이 출연하는 어린이 창극. (02)2274-3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