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일정 앞당기는 문제 신중 검토 중...조사설계 용역 착수 등 사업 '본격 시동'

서울 강남의 대체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당초 개발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지난해 6월 확정된 개발안에 따르면 판교신도시는 2005년 말 분양해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추병직 건설교통부 차관이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근본적으로 주택공급 부족에 원인이 있다. 판교 등 택지개발지구의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조기 분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추차관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판교신도시 건설사업은 최근 공동사업시행자가 확정되고 조사설계 용역이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판교신도시 입성을 원하는 수요자 규모가 어마어마한 만큼 판교개발 진행상황이 부동산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자문위원회 구성ㆍ조사설계 용역 ‘본격 가동’판교신도시는 지난 25년여 동안 개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심했던 것은 물론 개발이 확정된 뒤에도 도시계획을 둘러싸고 정부부처, 지자체,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달라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그런 만큼 정부는 판교신도시개발에 전에 없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특히 도시, 교통, 환경ㆍ조경, 주택ㆍ건축, 도시경제 등 5개 분야에 걸쳐 3명씩 모두 15명의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신도시 건설 사상 처음으로 조직된 자문위원회는 앞으로 도시 기본구상과 개발계획, 실시계획, 지구단위계획, 교통ㆍ환경 처리계획, 자족기능 확보 등에 관한 자문을 하게 되며 사업이 끝날 때까지 운영될 예정이다.판교신도시의 공동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경기도, 성남시로 정해졌다. 더불어 지난 8월23일부터는 토질조사, 기본설계, 실시설계, 환경ㆍ교통ㆍ인구ㆍ재해영향평가, 에너지 사용 계획 등 각종 인허가와 부지조성을 위한 조사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이 과정은 신도시건설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사실상 ‘서막’이 열렸음을 의미한다.최근 건설교통부는 주택가격 오름세를 차단하기 위해 판교 등 택지개발지구의 주택공급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판교신도시는 당초 일정인 2005년 하반기보다 1년 정도 앞당겨진 2004년 하반기에 분양이 이뤄지고, 2006년 말에서 2007년 초부터 입주가 가능하게 된다.문제는 신도시건설로 인한 경기도 일대의 교통난. 정부는 2006년께 서울 강남과 용인 영덕지구를 잇는 도로가 개통되면 교통난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당초 입주시기인 2009년께 개통할 계획인 분당~판교~서울 강남을 잇는 신분당선 전철 공사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분양가 평당 1,000만원 웃돌 듯판교신도시는 서울 강남과 분당이 가까운 노른자위 입지인데다 녹지가 풍부해 이미 ‘수도권 최고의 전원도시’로 명성을 예약한 상태다. 총 281만평의 부지에 20만평의 벤처단지와 100만평의 주거단지가 들어서며 주택은 총 1만9,700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택지는 단독주택지 40%(3,400가구), 연립주택용지 18%(1,800가구), 아파트용지 42%(1만4,500가구)로 구성된다.판교신도시개발의 기본명제는 ‘저밀도 전원도시’. 그에 걸맞게 녹지율이 24%에 달해 분당신도시의 19%보다 훨씬 높고 인구밀도는 분당의 3분의 1, 평촌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파트 최고층수는 10층으로 제한했으며 용적률 역시 신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92%로 확정됐다.이처럼 쾌적한 전원도시로 밑그림이 그려진 판교신도시는 앞으로 나올 부동산상품 가운데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다. 수도권 내집마련 수요는 물론 노후용 주거지로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공급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일반 수요자의 당첨확률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판교신도시는 전체 면적이 20만평을 초과하는 택지개발지구이기 때문에 분양방식이 일반 아파트와 다르다. 전체 공급물량의 30%를 해당 지역 거주자(성남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70%는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 각각 나눠 분양된다.성남지역 거주자의 경우 30% 우선 공급에서 낙첨하면 자동적으로 수도권 거주자와 경쟁하게 돼 사실상 두 번의 청약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반면 서울 수도권 거주자는 그만큼 당첨확률이 낮아지게 된다.성남지역 거주자 자격은 지난해 12월26일 이전 전입자로 제한됐다. 다시 말해 이 날짜 이후에 성남으로 주소지를 옮긴 사람은 우선 공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한편 판교지역 아파트분양가는 당초 예상가격인 평당 700만~850만원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신도시 내 공공택지가 경쟁입찰에 부쳐지면 택지공급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30%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아파트 건설 원가가 상승해 분양가도 덩달아 높아지고 평당 1,000만원대를 훌쩍 넘을 것이란 분석이다.돋보기/ 판교신도시 당첨확률경쟁률 400대1…‘복권 당첨’ 다름없어판교신도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가구수는 총 1만4,500가구. 이 가운데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분양되는 임대아파트 7,000가구를 제외하면 일반 청약대기자에게는 7,500가구 정도가 공급된다.성남지역 거주자에게 총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되면 나머지 서울 수도권 청약대기자에게는 5,250가구 정도만 돌아간다. 그나마 성남지역 거주자 우선 공급에서 낙첨된 수요자가 다시 청약에 임한다고 보면 경쟁률은 한층 더 높아진다.현재 민영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성남지역 청약예금ㆍ청약부금 가입자는 1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청약에 나설 경우 평균경쟁률은 70대1이 넘는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최소한 50대1 이상 경쟁률이 나타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서울 수도권 거주자 청약경쟁률은 훨씬 높다. 청약예금과 부금 가입자 250만명이 청약을 한다고 가정하면 평균경쟁률은 400대1이 넘는다. 그야말로 아파트 당첨은 곧 복권 당첨이나 다름없는 셈이다.다만 일반분양되는 민영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 비율이 80~90%에 달해 성남시 거주자는 200만원짜리 청약통장, 서울지역은 300만원짜리 청약통장의 당첨확률이 다소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