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스M&F 설립, 캐피털회사와 한판 승부 펼쳐 … 은행 인식부족으로 영업 다소 고전
전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영업전문회사들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금융사 내부에 있는 영업인들과의 마찰이 생길 수도 있고, 팔 상품을 제공할 금융사를 섭외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오토론 판매전문회사를 세운 강도순 오토스M&F 사장은 예상만큼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하지 않는데다 여건도 조성되지 않는 바람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그는 현대자동차출신이다. 87년 현대자동차 자판관리부에 입사, 96년부터 본사 업무조정팀에서 인사와 감사, 노무, 채권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1월부터 영업ㆍ정비 경영혁신추진팀의 차장으로 일했다.현대자동차시절부터 ‘오토론’(자동차구입자를 위한 대출상품)에 관심이 많던 그는 금융사의 오토론을 아웃소싱하는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IMF 위기 이후 은행들이 기업금융 위주에서 벗어나 소매금융에 집중한다는 것을 포착했다.신용카드 및 모기지와 더불어 소매금융의 중요한 축인 오토론 시장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다. 캐피털회사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은행 등 금융사의 오토론이 진입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2001년 12월 ‘오토스M&F’라는 법인을 설립한 강사장은 34명의 현대자동차 직원을 스카우트했다. 8~16년차 직원들을 맨투맨으로 설득, 영입에 성공했다. 전 현대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안양과 광주,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 13개 지점을 세웠다.“오토론 시장은 연 12조원 규모입니다. 이중 10%인 1조억원 가량을 매출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과장급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고 있던 현대차 직원들이 제 비전에 동의한 셈이죠.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자 오토스M&F로 이직한 것입니다.”오토론 시장 전망은 낙관적인 편국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토론이라는 개념에 익숙한 외국계 은행과 제휴하려던 강사장은 곧 국내 은행으로 돌아섰다. 외국계 은행은 전국적으로 지점망이 넓지 않아 신속하게 대출승인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윌프레드 호리에 행장 취임 후 소매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제일은행과 제휴를 맺기 위해 협상을 펼쳤으나 상품구성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되고 말았다. 그후 강사장은 외환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이 비교적 약하다고 판단, 오히려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외환은행과 협상을 벌였으나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 비운을 겪었다.“오토론 업무를 하고 있던 하나은행과 조흥은행, 농협으로 대상을 좁혔습니다. 결국 하나은행과 제휴한 금융법인이 됐습니다. 지난 8월 말까지 한 달 반 동안 상품을 판매했어요. 그러나 우수고객 위주의 고객등급이 강화된 상품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재 중단한 상태예요. 11월 말부터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입니다.”오토스M&F에 남아 있는 인원은 현재 20여명. 최근 정동에 있던 서울 본사 사무실을 줄여 마포 공덕동으로, 다시 사당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그러나 강사장은 여전히 이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현재 자동차할부시장은 독과점 상태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더 나은 조건에 상품을 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그 틈새를 파고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강사장은 “국내 은행들이 아직까지 오토론 시장의 발전가능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인식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은행의 개인 대출평가시스템(CSS) 정립도 오토론 발달의 선결 과제”라고 덧붙였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