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윤진씨(51)는 요즘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약 1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이씨는 지난여름까지만 해도 부동산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주저하고 있다. 규제가 심한데다 주변에서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만큼 투자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주식투자를 하기에도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된다. 1년 전 투자를 했다가 원금의 20% 이상을 까먹은 전력이 있고, 주식시장 자체도 아직까지는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꺼려진다. 그렇다고 금융지식이 해박한 것도 아니어서 돈을 이리저리 굴려 이자수익을 최대한 높이는 것도 영 자신이 없다. 게다가 은행이나 투자신탁회사의 문턱은 왠지 높아 보여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담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요즘 주변을 보면 이씨처럼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경제환경이 불안정한데다 금융시장 역시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너무 많은 금융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이자율도 높은 상품을 고르기 쉽지 않다.<한경BUSINESS designtimesp=23278>가 창간특집으로 각 금융기관의 PB들을 대상으로 유망 금융상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것도 이같이 어디에 투자할지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먼저 은행, 증권, 투신사에서 재테크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PB들을 대상으로 ‘가장 유망한 금융상품 3개를 추천하고 그 이유를 밝혀 달라’는 설문지를 돌렸다. 특정 금융기관의 상품이 집중적으로 추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 증권, 투신사를 적절히 배분해 설문지를 뿌렸고, 인터넷으로 금융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포함시켰다. 답변은 총 63명이 보내왔고, 금융기관별로 골고루 분포됐다.‘금융상품 베스트10’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품순으로 10위까지 선정했다.운용 가능하고 안정적 상품 인기그 결과 최고의 금융상품으로 정기예금이 선정됐다. 무려 23명의 전문가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당분간 금리의 움직임이 불투명한데다 돈을 단기적으로 굴리기에 적당하다는 이유로 정기예금을 많이 추천한 것으로 풀이된다.아울러 최근 다양한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해 투자자들의 선택폭을 넓게 한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주 외환은행 학동역지점 PB팀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많아 은행의 확정금리 상품을 권하고 싶으며, 확정금리의 대표상품인 정기금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두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상품은 인덱스펀드다. 투자수익이 주가지수와 연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인덱스펀드는 16명의 낙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향후 주가지수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가가 아직도 700선을 사이에 두고 움직이는 등 저평가된 상태라 내년에 900선 정도만 가도 적잖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박장배 조흥은행 PB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연말을 기점으로 많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며 인덱스펀드를 권했다.이어 MMF, 혼합형펀드,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가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MMF와 혼합형펀드는 14명이 유망한 상품으로 뽑아 공동 3위에 올랐고,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는 13명의 추천을 받아 ‘빅5’에 들었다. MMF는 단기유동자금의 안정적인 운용처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혼합형은 간접투자상품 가운데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또 고수익고위험펀드는 비과세이고, 올해 말로 판매가 끝난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로 분석된다.이밖에 채권형펀드, 주식형펀드, 특정(추가)금전신탁, 적립식펀드, 원금보존형상품 등이 베스트10에 들었다.이번에 유망 금융상품 베스트10에 든 상품들은 단기적으로 운용이 가능한데다 안정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앞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을 추천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세는 역시 ‘단기운용’과 ‘안정’이었다. 윤성일 한국투자신탁증권 PB센터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데다 향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만큼 단기적으로 운용하다가 추후 방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날 경우 그때 가서 다른 상품으로 재빨리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돋보기 / 선정과정 & 방법이번 ‘유망 금융상품 베스트10’ 조사는 지난 11월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진행됐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PB 등 재테크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금 근무하는 소속기관과 성함을 적어주십시오’ ‘투자 유망한 금융상품 3개를 추천해주십시오’ ‘상품별로 추천사유를 적어주십시오’ 등 3개 항목의 설문지를 보내 조사했다.설문지는 대표적인 금융기관인 은행, 증권, 투신 관련 기관에 골고루 돌렸고, 인터넷 금융컨설팅사에도 배포했다. 베스트10은 답변서를 보낸 63명으로부터 추천을 많이 받은 상품순으로 정했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성격이 다른 것은 별도의 상품으로 구분했다. 예컨대 인덱스펀드의 경우 크게 보면 주식형펀드지만 별도의 상품으로 구분해 순위를 따로 매겼다.이번 조사에 참여한 재테크전문가들의 소속기관은 국민은행(5명), 하나은행(5명), 조흥은행(5명), 외환은행(5명), 신한은행(4명), 한미은행(4명), 삼성증권(5명), 현대증권(5명), 대우증권(4명), LG투자증권(4명), 한국투자신탁증권(4명), 대한투자신탁증권(3명), 현대투자신탁증권(3명), 동원증권(1명), 네오머니(3명), 머니오케이(3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