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음성 전환 ‘마음톡’ 앱 개발
AI·빅데이터·클라우드로 ESG 선도

[스페셜 리포트]
KT의 청각장애인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 1편에 참여한 김소희 씨 /KT 제공
KT의 청각장애인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 1편에 참여한 김소희 씨 /KT 제공
KT는 소리를 전달하는 통신의 본질을 살려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추진실을 출범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사회(S) 영역에서는 KT의 차별화된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한국 최초로 추진한 목소리 복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목소리 찾기는 청력을 잃었거나 사고나 질병 등으로 후천적으로 목소리를 잃은 농인의 목소리를 찾아 주는 프로젝트다. KT는 2020년 4월 참가자 20명을 선발해 목소리 구현에 들어갔다.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는 KT가 보유한 한국 최고 수준의 개인화 음성 합성 기술(P-TTS)이 적용됐다.

AI가 딥러닝을 통해 음색·어조·말투를 만들어 일반인 메시지는 STT(Speech to Text)로 구현되고 청각장애인의 메시지는 TTS(Text to Speech)로 전달된다. 기존 음성 합성 기술은 한 문장이라도 본인의 목소리 녹음이 필요했지만 KT는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농인들을 위해 가족 목소리 데이터를 이용해 목소리를 만들었다. 한국 최초로 본인의 목소리 학습 데이터 없이 목소리를 구현한 것이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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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톡, 의사소통 도구로 재탄생
KT는 참가자들이 구현된 목소리로 언제나 소통할 수 있도록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마음톡’도 개발했다. 마음톡은 목소리 찾기 참가자와 가족, 지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농인이 마음톡으로 문자를 보내면 상대방은 AI로 구현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KT의 ‘마음을 담다’ 기업 광고 ‘내 이름은 김소희입니다’ 편에 출연한 선천성 청각장애인 김소희 씨의 가족은 마음톡을 통해 처음으로 김 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KT는 마음톡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찾아 주고 소통을 돕는다는 1차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 올해는 목소리 찾기보다 의사소통 도구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선경 KT ESG추진 담당 차장은 “마음톡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에 정말 필요한 도구로 쓰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가족을 분석해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유추하는 과정을 없애고 분명한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업무적으로 실제 쓸 수 있는 남자용·여자용 기가지니 목소리를 개발해 의사소통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채욱 KT ESG추진 담당 팀장
“ABC 기술로 장애인 자립 돕고 사회 문제 해결한다”
채욱 KT ESG추진 담당 팀장이 한경비즈니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KT 제공
채욱 KT ESG추진 담당 팀장이 한경비즈니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2021년 조직 개편을 통해 홍보실 소속의 사회 공헌 중심이었던 지속가능경영단과 경영지원부문 소속 기업문화담당을 합쳐 ‘ESG경영추진실’을 신설했다. 사회 공헌을 중심으로 펼쳐온 ESG 활동에서 환경·지배구조 분야를 강화하고 ESG를 KT의 기업 문화로 내재화하고 있다.

채욱 KT ESG추진 담당 팀장은 “KT는 2003년부터 사회 공헌 활동으로 인공와우(청력 보조 장치) 수술을 지원하는 소리찾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장애 유형 중 발달장애와 청각장애 등 2가지 유형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해도 다양한 프로젝트로 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의 자립과 자활 지원을 이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T의 ’목소리 찾기’ 캠페인은 어떻게 시작됐나.

“장애를 극복하고 비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사회 통합에 정보기술(IT)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KT는 네트워크 회사이기 때문에 오래전 사회공헌팀을 발족할 때부터 KT 경영진은 첫 사회 공헌 캠페인을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첨단 기술 회사인 만큼 업(業)을 통해 도와주는 것을 항상 고민하자는 전통이 있었다. KT 마음을 담다 1편인 ‘제 이름은 김소희입니다’의 주인공인 김소희 씨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사실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김소희 씨 가족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야 하고 참가자의 구강 구조와 체격 등에 맞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1차 신청자로 20명을 선정했는데 결과적으로 100여 명의 가족과 함께 만들어 낸 목소리다.”

KT의 ‘소리 찾기’ 캠페인을 18년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던 비결은 뭔가.

“‘제 이름은 김소희입니다’에 이은 2편 광고인 ‘제 이름은 노혜담입니다’가 있다. 소리찾기 사업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귓속에 장치가 들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빗소리나 낙엽소리 등을 듣기 위해 계속 재활해야 한다. 그래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재활을 위해 2012년 세브란스에 재활센터(KT꿈품교실)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18년 캄보디아 프리엉동 국립병원, 2019년 제주에도 재활센터를 열었다.

재활센터에 와서 꾸준히 음악 치료 등을 배워야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집에서 배울 수 있도록 KT 기가지니 소리 동화 콘텐츠를 활용했다. 기존 서비스를 그냥 제공한 것이 아니라 재활 훈련에 적합하게 커스터마이징해 ‘소리친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이 집에서도 재활 훈련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재활 훈련을 이어 가기 위해 마련한 돌파구였다.”

신설한 ESG경영추진실은 어떤 일을 하나.

“ESG는 어떤 한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라 전 그룹사 전체 직원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SG를 강화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여러 가지 과제를 발굴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800년대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이유는 어머니가 청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청각장애인 수가 약 2만5000여 명인데 그중 당연히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KT 기술로 만든 청각장애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마음톡’이 하나의 의사소통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고도화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사용자인 청각장애인들의 피드백을 받아 연구소에 다시 전달하는 역할도 ESG경영추진실에서 하는 일이다.”

KT가 추구하는 ESG의 방향성은 뭔가.

“KT는 장애인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신기술로 어려운 환경 이슈나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서로의 리소스로 협력하면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애인 영역은 시장이 따로 정해져 있다. 만약 KT IPTV에서 장애인 콘텐츠를 개발해 만들었다면 공익성이 있으니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고객의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회(S)에 해당하는 부분은 너 나 할 것 없이 기업이 리소스를 합치면 좋을 것 같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