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SM상선, 높아지는 기대감
SM그룹의 해운 계열사 ‘SM상선’이 하반기 IPO를 준비하고 있다.

SM상선은 지난 10일, 하반기 IPO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선 확장 및 컨테이너 박스 확충, 중고선 매입, 신주선 발주 검토, 신사옥 이전,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 ESG 경영 강화, 수출 화주 지원 등을 성장 전략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IPO 위해 노선 확장 나선다”

SM상선은 미주노선 영업력 확대를 위해 필요한 컨테이너 박스를 추가 확충한다. 아시아 연내 노선에서는 ‘K-얼라이언스’ 참여를 통해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한다. 신조선 발주도 계속 검토해 나간다.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SM상선은 올해 GSDC(글로벌 물류 컨소시엄) 활동을 이어나간다. 회사 홈페이지도 화물 예약과 조회 등을 용이하게 개선해 상반기 중 업그레이드 한다.

ESG경영에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또 해운사, 협력업체, 항만 터미널 등 해운산업 내 다양한 구성원과 협력을 공고히 한다.
한편 선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수출 화주를 위한 지원도 이어나간다. SM상선은 6500TEU급 선박 ‘SM닝보’ 호를 긴급 편성해 미주 노선에 투입한다. 해당 선박은 이달 30일 부산항을 출발해 미국 롱비치(LA)로 향한다.

SM상선 박기훈 대표이사는 “2020년의 영업이익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수출 대란’ 위해선 선복 더 확충해야

업황이 회복되면서 해운사들은 올 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는 HMM이 올해 1분기 9000억원이 남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SM상선도 지난 2월, 올해 두 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70%를 넘어섰다. 1~2월 SM상선의 영업이익은 약 846억원으로 추정돼 지난해 해운 부문 연간 영업이익인 약 1206억원의 72%를 달성했다. 이는 해운동맹 2M과의 협력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 핵심 노선이 지속적으로 만선이었던 점, 운임 회복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에 따라 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진해운 파산 이후 잃어버린 60만TEU의 선복을 회복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수출 대란의 가장 큰 원인도 부족한 선복이다. 여기에 한국 해운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국내 선사들이 덩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SM상선은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과 일부 자산을 인수해 2017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아시아-미주 노선 4개, 아시아 역내 노선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사선은 11척, 용선은 유동적이지만 5~6척을 운용 중이며 선복량은 총 9만272TEU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 순위에서 SM상선은 23위로 0.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노선을 인수했지만, 규모는 아직 까지 한진해운 전성기와 비견할 수 없다.

하지만 해운산업이 회복하고 ‘수출 대란’을 겪는 시점에서 HMM 등 원양 선사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M상선이 IPO를 계기로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업계의 관심사다. SM상선 관계자는 “"IPO를 발판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경쟁력있는 글로벌 해운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