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돋보기]
체감하지 못하는 성장과 금리 인상[경제 돋보기]
지난해 2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에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자영업자 분포가 높은 업종일수록 코로나19의 위력이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도소매, 음식·숙박, 예술·스포츠·여가, 기타 개인 서비스업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몰린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산업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대부분 수출 업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4월 산업 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서비스 업종도 개선됐다고 할 수 있지만 지난해 대비 기저 효과와 전년 동월 대비 증가 수준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비스업 중 좋아진 업종은 금융·보험, 부동산, 사업 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협회·수리·개인, 수도·하수·폐기물 업종 등이다.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음식·숙박업 등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고 정부 재원이 들어간 업종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경제 성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부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일자리가 많이 사라져 근로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가운데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백화점이나 면세점의 소매 판매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반면 대형마트·슈퍼마켓·잡화점 등의 판매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있다. 국민이 경제 성장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물가 상승 속도는 피부에 굉장히 빨리 와 닿는다. 경제가 성장하는 곳에 물가도 당연히 오르지만 평균은 낮을 수도 있다. 가중치가 낮지만 자주 구매해야 하고 우리 생활과 직결된 상품들의 가격이 수십 퍼센트씩 증가한 경우가 많아 체감 물가는 상당히 높다. 특히 자가 주거비 등은 가중치가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전월세 물가는 상당히 치솟은 상황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 지역으로만 봐도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평균 물가로는 이행하기 어렵다.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의 물가 상승률은 상당히 크게 높아졌다. 파·사과·달걀·고춧가루 등은 수십에서 수백 퍼센트 올랐다.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류도 상당히 많이 높아졌다. 물가지수보다 체감 물가가 더 빨리 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은 필수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은 한국 경제성장률보다 높다. 주요국들은 경제성장률을 계속 높이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5% 정도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4% 이상 급등했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6%대로 급등했다. 그동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5월 초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전망이 슬슬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JP모간 등은 6월이나 8월, 골드만삭스 등은 내년께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가 다시 성장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수요 충격에 따라 국내 물가도 한 번 더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체감 물가는 보다 상승하게 된다. 또한 경제가 고성장하고 있다는데 체감하는 국민은 많지 않은 상황이 된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 인상이 발생하고 한국의 기준 금리도 같이 반응하면 경제에 불어 닥칠 후폭풍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채로 이뤄 놓은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에서부터 충격이 발생해 한국의 나머지 자산 시장으로 그리고 실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