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19 불안감 글로벌 평균 대비 높아
전염병 사태 이후 투자 등 자산 관리 관심도 증가
소셜 미디어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 앞질러
“금융 교육·재테크 서비스,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부상할 것”

오만원권 /한국경제신문
오만원권 /한국경제신문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의 불안도가 급증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한국인의 돈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글로벌 평균 대비 보건적·경제적 타격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현실 인식과 미래 전망은 과도하게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기업 칸타는 6월 8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대 규모 코로나19 소비자 신디케이트 조사 ‘칸타 코비드19 바로미터’의 9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9차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 수준’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한국은 ‘글로벌 평균’(이하 ‘글로벌’) 대비 부정적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글로벌 63%·한국 78%),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글로벌 46%·한국 58%),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글로벌 47%·한국 58%) 등 3개 항목에서 한국인의 부정적 응답률이 글로벌 대비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한국인의 우려 수준이 높은 것은 낮은 백신 접종률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칸타코리아는 분석했다.

한국인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투자 등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게 됐다’는 항목에서 한국인의 동의 응답률은 68%로, 글로벌 65%를 상회했다.

2020년 칸타가 25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칸타 글로벌 모니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돈에 대한 열망은 글로벌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시간·열정·돈·정보·공간 중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산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한국인은 돈(53%), 시간(20%), 열정(19%), 정보(7%), 공간(1%) 순으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돈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선택한 것이다. 반면 글로벌은 시간(35%), 열정(25%), 돈(23%), 정보(16%), 공간(2%) 순이었다.
한국인의 소셜 미디어 언급량 기준 1~3위 키워드가 2020년에는 부동산·투자·경매 순이었으나 2021년에는 투자·주식·부동산 순으로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칸타 제공
한국인의 소셜 미디어 언급량 기준 1~3위 키워드가 2020년에는 부동산·투자·경매 순이었으나 2021년에는 투자·주식·부동산 순으로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칸타 제공
또한 한국인이 소셜 미디어(SNS)에서 언급한 ‘돈과 관련된 키워드 톱 30’을 추출해 비교 분석한 결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가운데 주식이 매우 중요한 자산 관리 수단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 미디어 언급량 기준 1~3위 키워드가 2020년에는 부동산·투자·경매 순이었으나 2021년에는 투자·주식·부동산 순으로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1년 전 대비 순위 상승률이 두드러진 키워드는 해외주식(20위→6위), 금리(29위→16위), 현금(27위→18위), 삼성(18위→12위) 등이었으며,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한 키워드는 분양권(13위), 반도체(19위), 세금(21위), 화폐(25위) 등이었다.

또한 책(23위→17위), 공부(19위→14위)는 순위가 상승한 반면 전문가(15위→22위)는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의 조언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해서 투자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문희 칸타코리아 상무는 “코로나19는 한국인이 자산 관리 및 투자, 경제적 안정감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금융 교육과 재테크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