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사장은 KT 내부에서 ‘전략통’으로 불려 왔다. KT그룹의 주요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통신뿐만 아니라 금융·미디어 등 그룹 전반에 걸친 이해도와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한국 최대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 2011년 BC카드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지니뮤직의 전략적 주주 유치와 성장에서도 구 사장의 역할이 컸다.
KT의 새 수장이 된 구 사장의 지난해가 KT를 새로운 회사로 바꾸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 Digico)’으로 만들려는 그의 전략이 본격 실행되는 원년이다.
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코’로의 전환을 KT의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차별화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로봇·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를 결정할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KT가 올해 들어 신설한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지식재산권(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영화·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tv·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시즌(Seezn)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을 유통할 수 있고 지니뮤직 등을 통해 콘텐츠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구 사장은 KT 스튜디오지니로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의 영입과 육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KT 스튜디오지니의 첫 작품은 올 3분기 안에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이후 콘텐츠 제작 물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플랫폼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콘텐츠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구 사장은 “미디어는 KT가 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최은석 기자의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본 문단을 클릭한 후 기자 페이지에서 ‘구독’을 눌러 주세요. 증권, 제약·바이오, 철강, 조선 업종 등에서 나오는 재테크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