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선진화된 지배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CEO를 육성하기 위해 금융업계 최초로 ‘CEO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김 회장은 그룹의 지배 구조 선진화와 윤리 경영 실천이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판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회사가 갖춰야 할 근본적인 부분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취임 후부터 줄곧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해 온 김 회장은 올해 초 연임 시작과 함께 ESG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E) 측면에선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 멤버로 참여하며 권고안을 지지하고 있고 TCFD가 제안한 이행 경로를 고려해 DGB금융그룹의 이행 방향과 과제를 도출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업무 환경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표·전표의 전자 문서 사용률이 60%에 육박하며 DGB생명은 신규 계약 시 모바일 청약과 증권 발급, 사고 보험금 청구 시 모바일 청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종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 글로벌 뱅킹 그룹(Digital & Global Banking group)’을 그룹 슬로건으로 지역 은행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011년 5월 지주 체제 출범 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최근 벤처캐피털인 수림창업투자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설립된 대구은행·대구신용정보·카드넷 등 3개 자회사 체제에서 현재 9개 자회사를 둔 명실상부한 종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이투자증권 편입과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를 지속 추진한 결과 출범 초기 1~3%에 불과했던 비은행 부문의 자산·순이익 비율이 지난해 24.1%, 43.8%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당기순이익 역시 올해 1분기 1235억원으로 지주 창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 회장은 은행·증권·보험이 결합된 복합 점포를 비롯해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등 다양한 분야의 그룹 시너지 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은행과 증권의 복합 점포 개설로 고객을 위한 새로운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9년 그룹 계열사 공동 프리미엄 브랜드 ‘디그니티(DIGNITY)’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수도권 주요 거점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DGB금융센터’에 수도권 둘째 복합 점포 ‘DIGNITY DGB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이번 복합 점포 개점으로 서울 2개, 대구 3개, 부산 1개, 대전 1개 등 총 7개의 복합 금융센터망을 보유하게 됐다.
하반기에는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에 수도권 3호 복합 점포 개점을 추진하고 있고 고객 기반이 우수하고 금융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복합 점포를 열어 은행과 증권이 쌓은 자산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기업금융영업전문역(PRM) 제도 역시 수도권 공략을 위한 김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작용했다. 수도권 영업 기반 확충과 활성화를 위해 그룹 4대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수도권 영업 혁신’을 제시, ‘수도권영업혁신본부’를 신설했다.
시중은행 지점장을 거쳐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들을 ‘시니어 PRM’으로 삼아 2년여간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1조원이 넘는 기업 대출 실적을 올렸다. PRM은 점포 없이 개별 기업을 방문해 영업 활동을 하며 대구은행과 시니어 은행원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제도로 평가된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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