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 대응에서 리스크 관리·공시까지 총괄…사내 각 부서 참여하는 협의체 운영도

[ESG REVIEW] 최강 ESG팀 - LG전자 CSR팀
“사내 구성원의 공감과 참여가 가장 큰 힘이죠”
LG전자는 ESG 전문 매체 ‘한경ESG’가 실시한 소비자 대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브랜드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가전은 LG’로 대변되는 상품 품질에 대한 고객의 높은 만족도와 함께 꾸준하고 지속적인 사회적 책임과 사회 공헌 활동이 높은 지지를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 ESG를 총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팀이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 팀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현재 CSR팀의 조직 구성은 어떤가요.

주호성 팀장(이하 주호성) : “홍보·대외협력센터 산하 CSR팀에 소속돼 있고 현재 인원은 8명(책임 3명, 선임 5명)입니다. 2008년 사회공헌팀과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합쳐 5명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사회 공헌,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발간 등이 주 업무죠. 이후 대외 평가 대응을 비롯해 각 사업장의 CSR 심사 등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어요. 현재는 사업장의 노동 인권 및 안전 보건 등 국제 CSR 규범 준수 여부 등을 관리하는 CSR 리스크 관리, ESG 관련 공시(지속 가능 경영보고서와 홈페이지), ESG 평가 대응, ESG 협의체 관리, 국내외 사회 공헌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 팀원별로 담당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독특한 이력이 있는 팀원이 있나요.

주호성 : “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직원이 2명 있습니다. 김용희 선임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박정현 선임은 실제 사회복지기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가 입사했죠. 이들은 모두 사회 공헌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유창우 책임은 환경공학을 전공한 뒤 컨설팅사에서 지속 가능 경영 업무를 담당했는데 현재 팀에서는 CSR 리스크 관리, ESG 관련 이해관계인 대응 및 총괄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송정민 책임은 구매 업무를 담당하다가 팀에 합류해 글로벌 사회 공헌을 맡고 있고 최건 선임은 기계공학 전공으로 제품 교육 업무를 수행하다가 CSR팀에 온 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와 공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팀에서 최근에 기획하거나 수행한 ESG 활동 중 뜻깊은 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김용희 선임(이하 김용희) : “LG전자의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을 활용해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당 팀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을 위한 방화복 세탁기 개발을 예로 들 수 있죠. 과거에는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손 세탁하거나 일반 세탁기에 세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담당 개발팀은 수백 명의 소방관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개발을 위해 노력한 끝에 방화복 세탁기를 만들어 소방서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송정민 책임: “지난해 생활가전(H&A)사업본부와 협업해 글로벌 기부 캠페인 ‘H&A컴홈챌린지’를 진행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고객에게 집의 소중함을 환기하고 건강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죠. 집에서 행복한 일상을 비디오에 담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공유한 세계 25개국의 참여 고객 이름으로 인도·베트남·케냐의 저소득층에게 집을 지어주고 지역 커뮤니티 센터를 개·보수했습니다. LG전자의 온라인 캠페인 가운데 가장 많은 참여자를 기록한 행사였죠.”

최건 선임(이하 최건) : “올해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2018년 수립한 중·장기 지향점을 개편했습니다. ESG 방향과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비전을 중심으로 체계를 수립했죠. 특히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해 신뢰를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한 활동도 있나요.

박정현 선임(이하 박정현): “올 초 서울대공원에서 버려지는 제품 포장 박스를 기부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었습니다. 동물원에서 호랑이와 사자 등 큰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활동력을 키우기 위해 박스를 활용하는데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 포장에 쓰는 큰 사이즈 박스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해요. 올해부터 LG전자가 동물원에 정기적으로 박스를 기부하고 있어요. 폐박스를 의미 있게 재사용하는 사례죠.”

최건 : “최근 한국에너지공단과 협력사 에너지 관리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LG전자가 협력사의 탄소 중립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 기업에서 ESG를 추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나요.

김용희 : “사회 공헌은 성과 측정이 어렵고 평가가 모호한 것이 많아요.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줬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했는지, 만족도는 어떠했는지, 일회성 혹은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객관성과 신뢰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측정 기법을 확보해야 하죠.”

박정현 : “내부 구성원 모두 ESG 활동에 공감하고 동참한다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 같아요. 사회와 회사를 위해 당연한 활동이지만 구성원의 공감 정도는 활동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종이컵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사내 캠페인 슬로건 공모전을 진행하고 우수 작품은 포스터 디자인에도 반영했어요.”

- 최근 신설된 ESG위원회와 시너지는 어떤가요.

주호성 :
“지난 4월 신설된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위한 기본 정책 및 전략, 중·장기 목표 등을 결정합니다. CSR팀은 ESG위원회 지원 부서로 위원회와 관련한 전반적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죠.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략·상품기획 등 더 많은 부서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유창우 책임: “ESG위원회 외 사내 각 부서가 참여하는 ESG협의체도 운영하고 있어요. 올 초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 첫 회의를 했는데 ESG 트렌드와 이해관계인의 요구 사항을 감안해 과제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진행 상황을 ESG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합니다.”

- 현재 팀에서 계획 중인 것이 있나요.

주호성 :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여정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향후 단기적으로는 사내 제도 개선과 현업 부서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ESG 내재화를 통해 굳이 전담 팀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ESG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합니다.”

최건 : “그동안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중심으로 ESG 정보를 공시했는데 앞으로 홈페이지도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ESG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겁니다.”

박정현 :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진로 탐색의 기회가 더 줄었다고 합니다. 하반기에는 지방 청소년을 위해 지역 교육청과 협의해 중·고등학생과 임직원을 연계한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온라인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