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넷제로, 금융이 이끈다

지구촌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선도하며 산업계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기조로 바꿨다면 한국에선 은행권이 ‘기후 금융’ 논의를 이끌고 있다. 그 선봉에 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넷제로(net-zero) 전략을 짚어봤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부터),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이 그룹 경영 전략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부터),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이 그룹 경영 전략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1년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전담 부서인 ESG경영부를 신설했다. 이후 상반기에 ESG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등 그룹과 자회사의 전반적인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역시 탄소 중립 실현과 기후 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ESG 기능 강화 등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사회공헌부를 ESG기획부로 개편했고 그룹 경영 전략과 연계해 기후 변화 대응, 사회 책임 경영 및 투명한 지배 구조를 확립하는 등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석탄 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대출 약정(PF)을 중단했다. 기존 대출 건도 만기 도래 시 연장이나 리파이낸싱 없이 회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향후 수소연료전지·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금융 주선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생 발전 PF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ESG 우수 기업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5월 ESG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 평가 등급 ‘BBB’ 이상 녹색 경영 기업(E),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게시된 사회적 경제 기업(S), 기업 지배 구조 공시 기업(G)을 대상으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상품이다. ESG 우수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통해 녹색 금융 활성화에 동참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런 상품을 내놓았다.

ESG 경영 기업 금융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도 MOU를 맺었다. 우리은행이 특별 출연금과 보증료 지원금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들의 보증 비율 상향, 보증료 지원, 신보 보증료 감면 등을 제공한다. 약 43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건설사와 ESG MOU를 체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스코건설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ESG 관련 금융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 것이다.

ESG 관련 여신 지원과 수신 상품 개발, 이종 산업 간 융·복합 제휴 영업 추진 등 총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협력을 이어 가기로 했다.
우리은행, 석탄 발전 신규 PF 중단…ESG 기업 지원
내부적으로는 전 그룹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환경 보호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친환경 실천 다짐 서약’을 실시하고 있다.

장기간 자리 자리를 비우게 되면 모니터 끄기, 사용하지 않는 공간 조명 소등,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머그컵 사용하기 등 ‘두 그린(Do Green)’ 활동을 통해 일상에서 환경 보호 실천을 이행하는 친환경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우리은행은 전국 영업점 10곳에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소를 도입한 상태다.

2030년까지 보유 중인 업무용 차량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것을 공개 선언하는 환경부 주관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K-EV100)’ 캠페인에 동참하며 앞으로 모든 업무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매년 친환경 차량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나갈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