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크레이튼 공장 /DL그룹 제공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크레이튼 공장 /DL그룹 제공
DL그룹(옛 대림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DL케미칼이 미국 대형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약 2조원에 인수한다.

DL케미칼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크레이튼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 달러(약 1조 89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크레이튼은 DL그룹이 지난해 3월 5억3000만달러(6200억원)에 인수한 카리플렉스(합성수지고무 사업부)의 모회사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14개 생산공장과 5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크레이튼의 폴리머 사업 주력 제품은 스타이렌 블록 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 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소재다.

이와 함께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데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에 달한다. 크레이튼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약 1조8500억원)이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DL케미칼이 이번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DL케미칼은 지난해 3월 크레이튼의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를 5억3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6월에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의 기술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