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1위 CJ올리브영도 IPO 시동…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 전망

[머니]
(사진)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액화정제(GTL) 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사진)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액화정제(GTL) 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예상 몸값만 최대 10조원으로, 내년 초 공모주 시장을 달굴 첫 ‘대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1위 기업인 CJ올리브영도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예상 몸값은 2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 이어 주택 건설로 사업 영역 확장
내년 초 공모주 시장 달굴 ‘대어’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예상 상장 시점은 내년 1분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된 현대종합기술개발이 모태다. 1977년 평택 화력발전소 1·2호기에 이어 1979년 삼천포 화력발전소를 수주하며 이름을 알렸다. 평택 화력발전소는 한국 기업이 처음 발전소를 자체 설계한 사례다. 삼천포 화력발전소는 한국 최초의 국산화 화력발전소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2년 현재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한 뒤 세계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넓혔다. 같은 해 12월 리비아 미수라타발전소에 이어 1985년 네팔 전력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이후 한라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등을 흡수·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1999년 현대건설에 합병됐다가 2011년 다시 분사했다. 2014년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해 기존 플랜트와 인프라 개발에 이어 주택 건설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5.7% 증가한 7조18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5795억원, 영업이익은 2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52.7%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몸값은 8조~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시가 총액이 5조~7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올해 확보한 수주 실적과 분양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몸값이 시장의 우려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폴란드 올레핀 확장 공사에서 스페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TR)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2조7000억원(현대엔지니어링 몫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고 6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오렌부르그 가스 처리 시설 공사를 수주했다”며 “플랜트 외에도 주택 착공 사이클 확대에 따라 올해 첫 정비 사업인 안산 팔곡일동 1구역 재건축을 수주하는 등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정비 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이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지분율 11.7%)이 지분을 매각해 그룹 지배 구조 개편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체 온라인몰 앞세워 코로나19 위기 돌파
(사진) CJ올리브영의 온라인 몰 ‘올리브영 옴니채널’. /CJ올리브영 제공
(사진) CJ올리브영의 온라인 몰 ‘올리브영 옴니채널’. /CJ올리브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CJ올리브영도 상장 절차에 돌입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간사 회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보냈다. 심사를 거쳐 늦어도 11월 초 주간사 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은 CJ(주)가 1999년 출범시킨 HBC(Health & Beauty Convenience) 사업이 모태다. 한국 최초로 H&B 스토어 시장을 개척한 뒤 2002년 CJ(주)에서 분사했다. 2014년 CJ그룹의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CJ올리브네트웍스(구 CJ시스템즈)와 합병했지만 2019년 인적 분할을 통해 다시 독립 법인이 됐다.
내년 초 공모주 시장 달굴 ‘대어’ 현대엔지니어링
CJ올리브영은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에 1256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8738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 따른 점포 매출 감소를 온라인몰 매출이 커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체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CJ올리브영의 올 2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며 “상장 이후 CJ(주)가 보유한 지분(지분율 51.2%)의 가치도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 IPO)을 통해 136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며 “이 자금은 온라인 사업 강화와 해외 진출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올리브영 상장이 CJ그룹 승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경후 CJ ENM 부사장은 CJ올리브영 지분 11.1%와 4.3%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의 가치는 약 3000억원 이상으로 CJ(주)의 지분 10% 이상을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3세들이 CJ올리브영 상장 이후 CJ(주)의 신형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꿔 CJ(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가 예측하는 시나리오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