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책]
‘편지’로 지식의 유토피아 이루다
편지 공화국
앤서니 그래프턴 지음 | 강주헌 역 | 21세기북스 | 3만8000원


편지 공화국은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 유럽에서 꽃피웠던 학자들의 지식 공동체를 의미한다. 이 시기 유럽의 지식인들은 학문적 공용어로 라틴어를 구사하며 연구했고 지적‧문화적‧종교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학문을 개척했다. 또 진실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적 기관을 꿈꿨고 도서관과 저택에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모임을 통해 이상적인 학자로서의 삶은 물론이고 세계의 개혁에 대한 논의까지 거침없이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한마디로 편지 공화국은 모든 사상과 이론이 자유롭게 유통되고 토론되는, 흡사 지식의 유토피아를 향한 프로젝트였다. 저자는 이들 편지 공화국 ‘시민’들이 남긴 자료와 지금까지 전해지는 수천 통의 편지를 통해 편지 공화국의 윤곽과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새로운 학문적 흐름을 만들어 낸 이들의 삶에 주목하며 서지학의 창시자인 트리테미우스와 17세기 새로운 형식의 지적인 삶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 프랜시스 베이컨, 연대학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케플러의 연구까지 섬세하게 추적해 나간다.
‘편지’로 지식의 유토피아 이루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의 이기는 게임을 하라
박지웅 지음 | 김영사 | 1만3800원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일까’ 고민할 때가 있다. 때로는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한다. 자의든 타의든 경로를 이탈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늦게 이탈할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하지만 자신만의 지도를 만든 사람은 길을 잃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저자가 더 일찍 이탈해 볼 것을 권하는 이유다. 또한 동기가 뭐가 됐든 결핍이 있는 사람이 그 동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업하면 모든 게 골리앗과의 싸움이에요. 돈도 없고 소스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장을 뚫어야 해요. 단 한 번도 역경을 겪지 않은 사람이 그걸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지 않아요.” 저자에겐 결핍이 곧 자양분이었다. 자기 인생을 자신답게 개척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편지’로 지식의 유토피아 이루다
월급은 적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
부의사다리 지음 | 온더페이지 |1만5500원


적고 소중한 월급만 가지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직장 생활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이미 누구나 알고 있다. 다만 돈 모으는 방법을 모르거나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 이 책은 ‘부의 방정식’을 바탕으로 재테크 초보자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부의 방정식은 방향성, 시간, 노동(나의 노동과 돈의 노동)으로 이뤄진다.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시간과 노동을 투입해 돈을 버는 것이다. 다만 내가 노동을 해서 버는 돈보다 돈이 벌어들이는 돈을 더 늘려야 한다. 돈을 시장에 넣어 둬야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자산에 소액이라도 직접 투자해 보고 성과와 실패를 복기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편지’로 지식의 유토피아 이루다
거인의 포트폴리오
강환국 지음 | 페이지2(page2) | 1만8000원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일 주식창을 들여다보고 경제 뉴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전략에는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적게는 1년에 한 번, 많게는 한 달에 한 번씩만 매매하는 전략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의 주관이 투자에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률을 낮추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주식창을 많이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는 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저자 또한 자신의 성공 비결을 ‘손실 최소화’로 꼽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산 배분의 역사부터 대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경제의 사계절과 월별 수익률 경향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제와 투자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다룬다.
‘편지’로 지식의 유토피아 이루다
둠 재앙의 정치학
니얼 퍼거슨 지음 | 홍기빈 역 | 21세기북스 | 3만8000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지구를 휩쓸고 있는 지금, 저자는 ‘재난의 일반사’를 통해 스페인 독감(1918년) 이후 가장 강력한 재난에 봉착한 오늘날의 세계를 직시한다. 왜 인류는 수많은 재난을 겪었음에도 코로나19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을까. 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수백만 명이 죽는 또 다른 재앙을 맞아야 했을까. 저자는 지나간 재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인류의 거듭된 행동이 코로나19 사태보다 더 큰 재앙을 낳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의 말대로 “실패는 반전을 위한 입장권”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역사에 준 긍정적인 것이 있다면 머지않아 새로운 전염병이 닥쳤을 때 우리가 훨씬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