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회사 선정 마쳐, 기업 가치 2조원대 전망…온·오프 연계로 H&B스토어 최강자 수성 전략

[비즈니스 포커스]
CJ올리브영 매장의 모습.(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매장의 모습.(사진=CJ올리브영)
한국 1위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영이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뷰티 시장이 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CJ올리브영이 얼마만큼의 기업 가치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해 하반기부터 IPO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상장 주간사회사단 선정 결과를 국내외 증권사에 통보했다. 대표 주간사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이고 공동 주간사회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다. 시장에서는 올리브영이 내년 연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PO 앞둔 올리브영, ‘옴니 채널 키우기’ 나섰다

다양한 상품 발굴로 전국 1260개 매장 운영
1999년 한국 최초로 H&B 스토어 시장을 개척한 CJ올리브영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다양한 쇼핑 공간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해 왔다. CJ올리브영의 전신은 CJ올리브네트웍스 내 헬스앤뷰티(H&B) 사업부다. 2년 전 CJ올리브네트웍스가 인적 분할되면서 IT사업부와 헬스앤뷰티사업부로 나눠졌다.

뷰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올리브영은 글랜우드PE에서 투자 유치 시 약 1조8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리브영은 한국 H&B 시장의 압도적 1위 사업자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전국 올리브영 매장 수는 1260개 수준으로 집계된다. 3분기 매출액은 5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었고 순이익은 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3% 증가했다.

특히 올해 올리브영의 성장에서 눈여겨볼 것은 온라인 부문의 선전이다. 올리브영의 3분기 온라인 매출은 연초 대비 누적 59% 성장해 실적 호조세를 견인했다. 황성진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리브영은 향후 ‘위드 코로나’ 정책의 본격화로 온·오프라인 매출의 동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올리브영은 다양한 상품군의 발굴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사고 싶은 뷰티 아이템이 있으면 가까운 올리브영 매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당연해졌다. 동시에 중저가 뷰티 브랜드들은 올리브영 입점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뷰티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올리브영은 소비자에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히트 상품을 발굴해 왔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의 80% 정도가 한국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제품으로, 중소기업 제품들이 오직 품질로만 승부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올리브영은 고품질의 뷰티&헬스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첨병 역할도 도맡고 있다. 특히 국가별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진출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은 올리브영의 차별화된 점이기도 하다.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에선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꾀하고 있다. 또 유럽과 북미 지역에선 자체 역직구 플랫폼인 ‘글로벌몰’을 통해 K뷰티의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무신사’ 성장세? “온·오프 시너지로 대응”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사진=CJ올리브영)
순항해 왔지만 최근 뷰티 시장에서 감지되는 변화의 조짐은 올리브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뷰티 시장에서 무신사·W컨셉·에이블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화장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 고객으로 포섭하고 패션 아이템에 어울리는 뷰티 제품들을 추천해 주는 ‘맞춤형 스타일링’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면 H&B 스토어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올리브영은 축적한 빅데이터를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 간 서너지 효과를 내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큐레이션을 갖추고 전국 오프라인 매장망과 온라인몰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옴니 채널’의 성장이다.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에 채널(유통망)을 더한 이 단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해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뷰티 시장도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은 직접 발라 봐야 한다는 편견 때문에 패션이나 잡화보다 온라인 판매가 저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뷰티 상품도 온라인 구매가 당연시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됐다.

올리브영의 강점은 상권마다 자리 잡은 오프라인 매장이다. 손쉽게 근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올리브영을 1위 사업자로 올려 놓았다. 온라인에 치중한다고 해서 이러한 강점을 쉽게 버릴 수 없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더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 8월 온라인 자사몰이 론칭 이후 4년여 만에 누적 거래원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에 있는 1260개의 매장과 시너지를 낸 결과다.

대표적인 옴니 채널 전략의 결과물로는 공식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포장·배송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이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몰에서 구매해 배송 받은 상품을 원하는 매장에서 반품할 수 있는 ‘스마트 반품 서비스’와 필요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주문하고 원하는 매장을 직접 선택 방문해 수령할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Pick-up) 서비스’도 선보였다.

축적된 고객 구매 빅데이터에 기반한 상품 큐레이션 경쟁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간 1억 건에 달하는 고객 구매 데이터는 2030세대의 헬스&뷰티 트렌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올리브영은 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을 발빠르게 도입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피부 타입 데이터와 구매 경로 기반의 행동 메타 데이터, 최종 구매 데이터를 모두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등 큐레이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화장품 누적 리뷰 수도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옴니 채널을 통해 양적·질적 리뷰 콘텐츠를 축적하는 데 주력해 온 결과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와 뷰티 전문 라이브 커머스까지 자체 채널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옴니 채널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