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등 MK라인 퇴진…뚜렷한 세대교체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곳간에서 인심난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글로벌 사업성과를 기록해 신규임원 203명을 선임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주의’로 집약된다.

올해 인사는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와 혁신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총 203명이 신규 임원으로 선임됐다.

신규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다. 성과와 능력을 인정 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가 크게 늘었다. 연구개발(R&D) 부문의 신규임원 승진자 비율은 37%로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신규임원 숫자를 예년보다 대폭 늘려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변화와 혁신에 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도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핵심 사업 이끌 차세대 리더 전진배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와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전진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는 그간 미래사업 분야를 주도해 성과를 냈다는 점을 크게 인정 받았다. 향후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외부 인사 영입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ICT혁신본부장으로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했다. 진 부사장은 NHN CTO 출신으로 데이터와 클라우드, IT서비스 플랫폼 등의 개발 전문가로 유명하다.
NHN 근무 당시 기술부문을 총괄하며 클라우드와 보안솔루션, 협업 플랫폼 등 다수의 신규사업을 성공으로 수행한 바 있다. 현대차에서는 IT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선섭 현대차 부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김선섭 현대차 부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글로벌 사업 우수 인재 대거 승진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등 시장 불확실성에도 우수한 글로벌 사업실적을 기록한 성과 우수 인재를 승진 발탁했다. 또 판매량이 괄목할 만큼 늘어난 제네시스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영입도 단행했다.

먼저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인 김선섭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인도권역본부장을 맡아 코로나19 등에도 탄력적 생산운영으로 우수한 사업실적을 달성했다. 향후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을 맡아 글로벌 권역체계 고도화 및 권역간 시너지 확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인 오익균 전무도 부사장에 올랐다. 오 부사장은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치를 바탕으로 러시아 시장 판매 점유율 확대 및 손익 극대화에 기여했다. 또 모빌리티 신규사업의 성공적 출시 등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제네시스 CBO로는 그레이엄 러셀 상무가 영입됐다. 그는 벤틀리와 맥캘란 등의 력서리 차량 브랜드에서 쌓은 전략 수립 경험과 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네시스 고객의 경험 전반에 걸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MK라인 퇴진, 뚜렷한 세대교체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좌해온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과 이원회 사장, 이광국 사장, 하언태 사장 등도 고문으로 물러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디자인 경영 담당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기업의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며 “완성차를 비롯한 미래 핵심 사업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