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명품 F&B 성지로…강남 3구엔 프리미엄 프랜차이즈 즐비

[스페셜 리포트]
미국 뉴욕에서 가장 비싼 10대 식당 가운데 6곳은 집값이 비싼 센트럴파크 근처와 어퍼 이스트에 자리 잡고 있다. 장조지와 대니얼 등이 대표적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잠재적 수요자들의 구매력과 취향이 이들을 끌어들였다.

뉴욕뿐만이 아니다. 고급 식당과 카페는 도시와 거리의 색깔을 결정한다. 이들 매장이 들어서면 상권이 형성되고 그곳에 어떤 매장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도시의 특색이 결정된다. 거주자들의 구매력이 높은 부촌은 고급 레스토랑과 값비싼 카페가 들어서며 ‘프리미엄 상권’을 형성한다.

이런 프리미엄 상권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비싼 임대료와 인근 거주자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대형 유통 업체들이 주로 터를 잡는다.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하며 이미지 제고와 매출 상승을 동시에 꾀한다. 한경비즈니스는 기업들의 프리미엄 브랜드 입점 전략을 통해 서울시 부의 지도를 살펴봤다. ‘뭘 먹고 사는지’는 곧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브라이틀링을 한국에 수입해 판매하는 명보INC는 매출 증대를 위해 한남동에 대규모 F&B 매장을 출점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김정우 기자
브라이틀링을 한국에 수입해 판매하는 명보INC는 매출 증대를 위해 한남동에 대규모 F&B 매장을 출점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김정우 기자
지난 6월 5일 서울 한남동에 자리 잡은 브라이틀링 타운하우스 한남을 찾았다. 두 개 층으로 운영 중인 이곳은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이 전 세계에서 최초로 선보인 복합 식음료(F&B) 공간이다. 올해 2월 문을 열었고 입소문이 나며 한남동의 명소로 떠올랐다.

1층에는 베이커리 카페와 함께 시계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커피 값(아메리카노 기준)은 6000원. 일반 커피숍보다 비싸지만 고풍스럽게 매장 내부를 꾸며 놓았다. 이른 오전부터 내부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카페 곳곳에는 항공 시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라이틀링의 브랜드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모형 항공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시계 전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곳에서는 브라이틀링의 시계 전 제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로고를 입힌 모자·가방·의류 등을 판매한다.

2층은 ‘브라이틀링 키친’이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다. 김형규 셰프와 협업해 만든 이곳은 브라이틀링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항공·해상·지상 콘셉트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먹고 마시는 동안 오롯이 브라이틀링이라는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도록 점포를 구성했다.

브라이틀링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한남동에 이런 형태의 점포를 열었다. 한국에서 명품 시계의 인기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롤렉스·오데마피케·피아제 등의 명품 시계는 돈이 있어도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매장가보다 리셀 시장에서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시계를 살 수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롤렉스 못지않게 잘 팔렸던 브라이틀링은 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 시계를 얘기할 때도 브라이틀링은 끼지 못하게 될 만큼 인기가 식었다.

브라이틀링을 한국에 수입해 판매하는 명보INC는 다시 한 번 판매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국에서 최고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남동에 대규모 F&B 매장을 출점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브라이틀링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도 한남동 매장인 ‘구찌 가옥(Gucci Gaok)’에 레스토랑인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을 3월부터 열고 운영 중이다. 이미 7월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됐을 만큼 인기다.
구찌가 한남동 매장인 ‘구찌 가옥 (Gucci Gaok)’에 오픈한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사진=구찌코리아 제공
구찌가 한남동 매장인 ‘구찌 가옥 (Gucci Gaok)’에 오픈한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사진=구찌코리아 제공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기업의 정체성과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이 된다. 이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한 럭셔리 브랜드는 이름 자체만으로 기존 레스토랑이나 카페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 레스토랑이 문을 열자마자 예약 전쟁이 펼쳐진 이유다.

레스토랑과 카페를 통해 매장 등 한정된 전시 공간을 넘어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도 있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F&B는 패션 브랜드가 최선의 브랜딩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레스토랑과 카페는 공간부터 식기류, 음식 데커레이션까지 브랜딩 요소가 많아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하나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젊음’ 앞세워 프리미엄 상권 만들어 낸 한남동 최근 명품 브랜드의 시선이 한남동으로 향한 이유는 한남동이 ‘젊음’과 ‘부촌’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남동은 아파트가 아니라 고급 빌라와 주택을 중심으로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유엔빌리지·한남더힐·나인원 한남 등 한남동의 고급 빌라와 단독주택 단지들에 재벌 총수와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거주하면서 한남동은 명실상부한 ‘부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평창동과 성북동 등 기존 부촌과 다른 점은 ‘젊음’이다. 성북동과 평창동 역시 한남동처럼 고급 주택과 갤러리, 외국 대사관 등이 들어서 있지만 한남동같은 상권은 발달하지 않았다. 한남동이 가진 지역적 특성 때문이다. 성북동이나 평창동과 달리 한남동은 한때 젊음의 상징이었던 이태원 상권과 인접해 있다. 연예인들의 입주는 젊음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해방촌·경리단길·용리단길 등 특색 있는 카페와 맛집이 자리한 골목 상권 역시 한남동과 함께 용산을 대표하는 상권이다. 여기에 삼성의 리움미술관과 삼성이 후원했던 블루스퀘어, 현대카드의 스토리지(전시 공간),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음악 문화 공간) 등 대기업의 자본이 투입된 문화 공간까지 포용하고 있다.

한강을 끼고 압구정 상권을 마주하고 있고 남산을 넘으면 광화문과 시청 등 강북 오피스 상권까지 연결된다. 부촌이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골목 상권과의 연계성에 따른 집객 효과, 주요 상권과의 접근성까지 모두 갖춘 상권인 셈이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는 “한남동 상권의 핵심은 연계 소비”라며 “부촌이 가진 이미지보다 중요한 것은 거리 자체의 ‘상품 기획(MD) 경쟁력’이다. 외식 업체뿐만 아니라 소매 숍과 명품 숍, 문화 공간이나 대형 병원 등 연계 소비가 될 수 있는 곳이 업종 간 보완적인 소비를 촉진하며 부촌 상권으로 발달한다”고 말했다. 압구정·청담·한남에 대형마트가 없는 이유 한남동에는 대형마트가 없다. 부촌 상권이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이다. 전통 부촌인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도 대형마트는 찾아볼 수 없다. 대형마트의 역할을 프리미엄 슈퍼가 대신하고 있다.

한남동 역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대신 한국 최고급 주택 단지 나인원한남에 자리한 ‘고메이494 한남’이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다.

고메이494 한남은 갤러리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갤러리아가 2012년 백화점 명품관 식품점으로 운영해 온 ‘고메이494’를 처음으로 백화점 외부에 선보인 상업 시설 개발 사업이다. 총 3개층으로 구성된 1만8690㎡(약 5600평) 규모의 공간에 엄선된 먹거리·볼거리·살거리가 모두 모여 있다.
평일 점심에 붐비는 고메이494 한남 내부.    사진=김영은 기자
평일 점심에 붐비는 고메이494 한남 내부. 사진=김영은 기자
6월 7일 찾은 고메이494 한남에는 인파가 넘쳐났다.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가깝고 한남대교와 강변북로를 이용해 차량으로도 편하게 찾을 수 있어 인근 직장인들과 고메이494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고메이494에 입점한 식당가에는 점심시간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같은 날 방문한 압구정 갤러리아 지하에 자리한 고메이494 역시 장 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평일 점심에도 발레 파킹을 맡기기 위해 대기해야 했다.

백화점 식품관답게 가격은 대형마트보다 비싼 편이었다. 아보카도는 한 개에 2980원이었고 복숭아는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인지 4개에 3만9800원이었다. 하지만 고기나 모둠회, 식재료의 품질은 한눈에 봐도 대형마트보다 좋아 보였다. 다양한 향신료와 마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식자재 역시 눈에 띄었다.

재스민·스피아민트·차가버섯·시나노골드 등 특이한 식자재는 물론 발사믹오일이나 올리브오일 역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이탈리아 브랜드 제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프라인에서는 고메이494에만 입점했다는 이탈리아 브랜드 ‘만니’의 올리브오일 세트는 15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치약·칫솔·세제·섬유 유연제 등 생활용품 역시 한국 브랜드보다 이탈리아나 미국 등에서 수입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전통 부촌인 청담동과 도곡동에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슈퍼마켓 SSG푸드마켓이 대형마트를 대신하고 있다. 고메이494와 마찬가지로 동서양을 망라하는 다양한 식자재와 친환경·유기농 먹을거리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매장을 꾸몄다.

6월 5일 찾은 SSG푸드마켓 1호점인 청담점은 매장 위치부터 독특했다. 다수의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의 고급 오피스텔 피엔폴루스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피엔폴루스에서는 가장 작은 전용 면적(88.25㎡) 가구의 매매가가 20억원을 웃돌 정도로 값이 비싸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만큼 SSG마켓 청담점은 입구에서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직접 차를 주차해야 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주차장 입구에서 안내 요원들이 무료로 발레 파킹을 해줬다.

매대에는 다양한 산지 직송 식품, 한국 장인들의 상품, 해외에서 직수입한 다양한 소금과 트러플오일 등 식재료와 상품들이 가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SSG푸드마켓은 매장 전체 면적의 30% 정도를 F&B에 할애할 정도로 식음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1년 SSG푸드마켓의 식품 판매 비율은 80%로, 일반 대형마트(60%)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된 것도 이렇게 매장을 구성한 결과다.
SSG푸드마켓 청담점 내부.   사진=김정우 기자
SSG푸드마켓 청담점 내부. 사진=김정우 기자
F&B 매장으로 본 부의 지도
SSG푸드마켓 청담점이 지향하는 프리미엄은 단순히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상품 구매 고객을 위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고객이 매장에서 구매한 신선한 원재료를 육류·수산물 전용 철판에서 기호에 따라 요리해 주고 있다. 또 고객이 구매한 채소를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맞춰 무료로 손질해 주는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SSG푸드마켓 청담점을 찾는 소비자들도 다양하다. 압구정·청담동·삼성동 등 인근 거주자를 넘어 다양한 지역의 소비자들이 이곳을 방문해 대형마트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식자재를 구입한다.

SSG푸드마켓 청담점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장사가 잘되자 이마트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에 SSG푸드마켓 2호점의 문을 열었다. 다만 현재 추가 출점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점포 수가 많아지면 프리미엄이라는 가치가 떨어진다”며 이마트 관계자는 그 이유를 설명했다.
스타벅스 리저브·파리크라상 보면 부촌 보인다?대기업 프랜차이즈의 행보 역시 돈이 어느 지역에 집중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이정표다. 물론 이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예를 들면 1980년도부터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패스트푸드점이 부촌을 상징하는 대표 프랜차이즈였다.

당시 최고의 상권이자 부촌이었던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초입에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가 자리했다. 해외에 가야만 맛볼 수 있었던 맥도날드가 처음 압구정에 들어서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매장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

웬디스·코코스 등과 같은 추억의 브랜드들도 맥도날드와 비슷한 효과를 등에 업고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었다.

2000년대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그 자리를 꿰찼다. 티지아이프라이데이즈(이하 TGI)·마르쉐·베니건스 등이 압구정·신사동·삼성동 등에 들어서며 부촌에 가야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로 떠올랐다.

이 브랜드들은 강남 지역에서 쌓은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서울 전역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점차 프리미엄 이미지를 잃어 갔다. 그 결과 현재 맥도날드나 TGI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대중적인 브랜드가 됐다.

수많은 프랜차이즈들이 철수하기도 했다. 한국의 소득증가와 함께 소비자들의 취향도 고급스러워졌다. 또 수많은 프랜차이즈들이 난립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배경이다. 웬디스·마르쉐·베니건스 등은 소리 소문 없이 한국 시장에서 사라졌다.

최근에는 파리크라상과 스타벅스 리저브가 부촌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PC는 두 가지 형태의 점포를 앞세워 사세를 넓혀 나가고 있다.

대중을 타깃으로 한 파리바게뜨와 파리바게뜨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파리크라상이다. 같은 법인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두 브랜드의 운영 전략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우선 점포 수. 가맹점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전역 곳곳에 출점하는 전략을 앞세운 파리바게뜨는 3500개에 달하는 점포를 갖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다르다. 전국에 24개 점포만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10개 점포가 서초·강남·송파 등 3구에 밀집해 있다. 한강 이북을 놓고 보더라도 동부이촌동과 한남동 등 부촌 위주로 출점하고 있다.
F&B 매장으로 본 부의 지도
다음은 운영 방식. 파리바게뜨는 가맹 점포가 대부분인 반면 파리크라상은 모든 점포가 직영점이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빵을 공급받아 제공하는 파리바게뜨와 달리 직접 매장에서 반죽부터 굽기까지 마쳐 제공한다. 따라서 파리바게뜨보다 빵 가격이 훨씬 비싸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런 특성상 파리크라상은 구매력이 큰 동네 위주로 출점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파리크라상이 입점하는 동네는 거주하기에 편리하고 쾌적한 곳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전략 매장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숙련된 바리스타가 30여 가지 원두를 전용 추출 기기로 볶아내 제공한다. 소비자가 택할 수 있는 원두 추출 방식만 5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에스프레소 머신 ‘블랙이글’은 기기 한 대에 3000만원대다. 리저브 전용 음료 외에 추출 원두와 추출 기구 선택에 따라 60여 개 이상의 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음료 가격은 일반 매장과 비교해 30% 정도 비싸다. 일반 매장에서 4500원인 아메리카노가 리저브 매장에서는 6000원이다.
스타벅스 리저브 청담 스타점.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리저브 청담 스타점.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리저브 매장만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한국 매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총 74개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상권은 강남구다. 강남구에만 리저브 매장이 13개가 있다.

오피스 상권인 서초구(4개), 중구(5개), 종로구(4개), 여의도(5개) 역시 리저브 매장이 모여 있지만 부촌 상권인 강남구에 리저브 매장이 집중돼 있었다. 스타벅스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백화점 대구, 청담스타R, 여의도공원R 등 4곳에 리저브 바 매장을 도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카페의 회전율보다 전문 바리스타와 추출 과정 등 커피에 이와 같이 회전율보다 전문 바리스타와 추출 과정 등 커피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콘셉트는 리저브 바 매장만의 차별화된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식품 대기업들의 움직임 또한 부촌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곳이 프리미엄 중식당 몽중헌을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가정 간편식(HMR)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몽중헌을 운영하고 있다.
F&B 매장으로 본 부의 지도
총 7개 점포가 서울에 들어섰는데 대부분이 청담동·대치동·반포동·문정동 등 전통 부촌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또 한남동에서는 중식당 쥬에, 한식 전문점 소설 한남,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모수 서울 등을 출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높은 수준의 구매력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유동성이 풍부한 입지에 출점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반 상권에는 가성비와 효율성을 갖춘 브랜드가 입점하는 반면 부촌 상권은 음식의 맛과 질 외에도 공간과 브랜딩 등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최고급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입점한다”며 “부촌에서 호응을 얻으면 일단 맛뿐만 아니라 식생활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에서 소비자들이 충족했다는 뜻이기에 기업들은 여기에서 얻은 빅데이터나 인사이트를 통해 2차, 3차 결과물들을 파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