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 1957년생. 중앙고. 1982년 고려대 법학과. 1985년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1986년 컨티넨탈은행 대리. 1997년 LG증권 런던현지법인장. 2000년 LG증권 IB사업본부총괄 상무.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2019년 GS그룹 회장 및 지주 대표이사 회장(현).
약력 : 1957년생. 중앙고. 1982년 고려대 법학과. 1985년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1986년 컨티넨탈은행 대리. 1997년 LG증권 런던현지법인장. 2000년 LG증권 IB사업본부총괄 상무.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2019년 GS그룹 회장 및 지주 대표이사 회장(현).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글로벌 감각과 재무 역량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그룹의 리더가 됐다. 허 회장은 미국계 은행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만큼 글로벌 환경에 적응력이 높았고 선진 금융 시스템을 배우는 데 열의가 높았다. 한국에 돌아와 LG증권에 입사한 허 회장은 국제금융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쌓아 온 역량을 발휘했다.

허 회장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친근감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도 거리낌없이 어울릴 만큼 활달한 성격이었다.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았던 허 회장은 부친인 허준구 명예회장에게서 엄격한 규율과 형제 간 우애, 예의범절 등을 배우고 배려와 겸손함을 기르며 자랐다. 이는 소탈한 성품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토론을 즐기는 경영자가 되는 데 원동력이 됐다.

허 회장의 경영 능력은 GS홈쇼핑에서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2006년 GS홈쇼핑의 연간 취급액 1조9000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이었다. 하지만 허 회장 취임 후 급속도로 성장해 GS그룹의 회장이 되기 전해인 2018년 GS홈쇼핑은 취급액 4조200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이 때문에 허 회장은 업계의 판을 바꾼 ‘승부사’로 불린다. 2007년만 해도 홈쇼핑 시장은 저가 상품 경쟁으로 치닫던 시기였다. 이때 허 회장은 패션 카테고리를 앞세워 트렌드 리더 홈쇼핑을 표방하며 상품의 퀄리티를 기존보다 끌어올리는 판 바꾸기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가격에 매몰됐던 홈쇼핑의 경쟁 구도가 상품 퀄리티로 일제히 전환되는 계기를 맞았다. GS홈쇼핑의 퀀텀 점프를 하게 된 배경에는 허 회장의 ‘승부사’적 면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GS그룹 회장 취임 후 그는 ‘디지털 혁신 리더십’으로 핵심 사업 너머의 ‘비욘드(beyond)’에 도전하고 있다. GS의 핵심 사업은 정유와 유통 사업이다. 허 회장은 여기에 미래 사업을 접목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 샌마테오에 설립한 GS퓨처스다. 유망한 기술 기업을 발굴해 그룹 계열사들에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허 회장은 재계의 저명한 투자가이자 전략가다.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 거쳐 온 커리어도 투자와 무관하지 않고 CEO가 된 이후도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시장을 창출해 경영에 적용시키는 과정도 ‘투자 전략가’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와 함께 허 회장은 GS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는 GS그룹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 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2022년까지 각 계열사의 주요 시스템 가운데 80%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허 회장은 지속 가능 경영을 펼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의 친환경 경영을 조직 정비에 들어 가는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경영의 방향성을 잡는 나침반으로 삼기로 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