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거리감 좁히는 노력으로 변화된 이미지 눈길

[비즈니스 포커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를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를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중에게 기업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요소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다. CEO의 높은 이미지는 주가를 올리며, 기업과 상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 자산가치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좋은 성품을 느끼게 하는 CEO PI(President Identity) 이미지가 중요한 이유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난 대면 행사에 CEO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CEO PI 전략이 재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주요 그룹에서 가장 이미지 연출을 잘 하는 CEO를 선정했다. CEO마다 비전과 미션이 다르고 고객층과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최근 언론에 노출된 CEO의 이미지를 토대로 분석했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스트로 꼽혔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중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성품을 높게 느낄수록 CEO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다”며 “CEO의 긍정적 이미지는 고객의 회사와 상품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CEO 이미지 생성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전후로 국내외 사업장을 오가며 현장 경영을 활발히 펼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직원들의 ‘셀카’ 요청에는 “아이폰 쓰시네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며 소탈한 면모도 보였다.

박 대표는 “재벌의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려고 노력하는 변화된 이미지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PI 이미지를 외적 이미지(Appearance)·행동(Behavior)·화술(Communication) 3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재용 “왜 아이폰 써요?” 툭 던진 한 마디, 삼성에 대한 호감도 높여
외적 이미지(A)

단정하고 세련된 기존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간·장소·상황(TPO)를 고려한 슈트와 셔츠 넥타이의 색상 조합이 대체로 무난하고 슈트 핏도 안정감이 있다고 분석된다. 남청색 슈트나 스카이블루 셔츠, 그레이 슬랙스 등이 어울리는 쿨톤 퍼스널 컬러로 진단이 되고 이미 자신의 체형과 피부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균형감 있게 연출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행동(B)
2023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참석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글로벌 리더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하고 상호 소개해주는 품격 있는 매너와 자연스러운 태도가 돋보였다. 글로벌 리더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앞세워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 다보스 시내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와의 오찬’ 행사에 참석해 행사 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가가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를 직접 소개하는 모습이 다양한 언론에 노출되면서 글로벌한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19일 복권 후 첫 대외 행보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19일 복권 후 첫 대외 행보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화술(C)

이재용 회장의 언론 대응 및 소통 이미지가 ‘반듯한 사각형’에서 ‘부드러운 원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이재용 회장은 종종 인터뷰를 요청한 취재진의 핸드폰을 확인한 후 “갤럭시 쓰면 인터뷰할 텐데…” 라고 말하거나 아이폰을 사용하는 취재진을 보고 “왜 아이폰 써요?”라고 미소 지으며 묻거나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찍으려는 기자단 가운데 한 명을 향해 “이분만 아이폰이네요”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캐논 카메라를 쓰는 취재진에게 그가 “(앞선 방문지인)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카메라)이어서 왜 모두 캐논만 쓰는지 물어봤더니 동영상이 안돼서 다 캐논만 쓴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니콘 분들이 섭섭하시겠다”고 웃는 등 소통에 힘을 많이 뺐다고 분석된다. 대신에 여유를 채우면서 언어의 온도를 한층 따뜻하게 하되 삼성을 포함한 한국 제품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고 분석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