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발렌타인데이 향수 마케팅 치열

패션업계가 향수를 앞세워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업계가 향수를 앞세워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선물 마케팅으로 분주합니다. 가족, 연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서는 건데요.

여기에 패션회사들도 빠질 수 없겠죠. 그런데, 다들 똑같이 '향'을 앞세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MZ세대 선택을 받으며 '효자 상품'으로 등극한 향수가 이들 기업 최고의 마케팅 상품이라는 겁니다.

'스튜디오 톰보이'로 유명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발렌타인데이에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와 럭셔리 퍼퓸 브랜드 '바이레도',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를 골랐습니다. 올해는 향수병에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선물과 함께 진심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편지지, 꽃다발을 증정하는 서비스도 함께 내놓는답니다.

빈폴로 알려진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빠질 수 없겠죠. 자사 편집숍 레이블씨에서 메종루이마리, 바이로지제인, 엘리스 브룩클린 등 클린 향수 브랜드를 추천한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사은품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헤지스를 전개하는 LF는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에서 3월 말까지 레드 컬러의 쇼핑백을 특별 구성해 제공하며, 조보이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LF몰에서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애나멜 소재의 파우치를 증정합니다. 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 향수 2종과 감각적인 파리 풍경의 엽서 1종을 증정하며, 25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미니 공병을 추가로, 3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결제금액의 5% 상당 상품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한답니다.

향수가 '돈'이 된다는 거죠.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10만~30만원대 향수 제품의 '선물용 구매'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옷이나 가방같이 가격대가 있는 선물에 비해 구매 부담도 적고, 그러면서도 꽤 고심한 느낌이 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6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7067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니치향수(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는 6250억원을 차지하며 88%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지난해 2월 1~13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답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지고, 마스크까지 쓰게 되자 개성표현이 어려워진 젊은 층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올 수 있는 '향'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서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패션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인 거죠.

게다가 이 기간에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니, 선물 주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성공적인 마케팅이긴 하네요.
[최수진의 패션채널] '냄새 장사'가 그렇게 잘 돼요?…향을 파는 옷가게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