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최대 기업 LVMH 며느리가 디올 임원 손잡고 창업
지난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 위해 투자 유치 받으며 관심 커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데스트리 제품을 사용했다. (사진=뉴스1, 데스트리 홈페이지 갈무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데스트리 제품을 사용했다. (사진=뉴스1, 데스트리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주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결혼식에 참석한 가운데, 이 사장이 손에 든 가방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 흔한 로고도 없고, 디자인조차 심플합니다. 이 브랜드는 프랑스의 '데스트리', 불어 발음으로는 '데스트레'입니다. 2016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제랄딘 구이엇과 디올 임원 출신의 레티시아 롬브로소가 함께 만들었고, 가방과 의류 등을 중점으로 판매합니다. 가격대는 500유로(약 67만원)에서 700유로(94만원) 사이입니다. 가격대에서 볼 수 있듯이 데스트리는 고객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고 합니다. 비슷한 전략을 취해 유명해진 브랜드로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미가 있죠.

명품도 아니고, 심지어 '꽤나 저렴한' 브랜드를 이부진 사장이 선택했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제랄딘 구이엇'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되레 당연하다는 의견을 내놓을 사람이 많을 겁니다. 구이엇은 프랑스 명품 재벌로 꼽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집안사람이니까요.

루이비통, 디올, 펜디, 셀린느, 지방시, 로에베, 불가리 태그호이어 등 우리가 익히 아는 대부분의 명품을 가진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는데, 그의 차남이자 티파니 부사장인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바로 구이엇의 남편입니다. 그러니까 구이엇은 아르노 회장의 며느리, 즉 'LVMH가의 며느리'라는 겁니다.
제랄딘 구이엇과 알렉상드르 아르노의 모습. (사진=제랄딘 구이엇 인스타그램 갈무리)
제랄딘 구이엇과 알렉상드르 아르노의 모습. (사진=제랄딘 구이엇 인스타그램 갈무리)
두 사람은 2019년에 만나 약 1년을 연애하고 2020년 12월에 약혼합니다. 2021년 7월 파리에서, 10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총 두 번의 결혼식을 올렸는데, 당시 퍼렐 윌리암스, 칸예 웨스트 등이 축가를 부르고 제이지와 비욘세가 참석하며 관심을 받았죠. 두 사람 모두 1992년생으로, 29살에 결혼한 거죠.

1992년생 구이엇은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고, 세계적인 패션스쿨인 '센트럴세인트마틴스 예술대학'을 다닌 뒤 2015년 파리로 돌아와 데스트리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감각적인 디자인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그간 디자이너보다 아르노의 여자친구로 더 유명했죠.

벌써 창업한 지 7년이 넘은 브랜드지만 본격적으로 업계에서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입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엔젤리카 전 중국 보그 편집장, 가브리엘라 허스트 전 끌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가수 비욘세와 리한나, 제시카 알바, 지젤 번천, 리즈 위더스푼, 글로시에 창업자 에밀리 와이스, 카르멘 부스케츠 등 전 세계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받은 투자로 지난해 여름에는 파리에서 첫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냈습니다. 올해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요.

혼자일 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LVMH 집안의 일원이 되자 투자도 받고, 바다 건너 아시아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혹시 알까요, 조만간 국내에서도 아미보다 더 유명해지고, 백화점에서 보게 될지도 모르죠.
[최수진의 패션채널] 이부진 선택한 '70만원 백'…루이비통가 며느리의 '데스트리'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