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장 미슬토 회장. 사진=한국경제DB
손태장 미슬토 회장. 사진=한국경제DB
운용자산 2조원의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친동생인 손태장(Taizo Son) 회장의 품에 안기게 됐다. 글로벌 투자사인 미슬토(Mistletoe)를 이끄는 손태장 회장은 4월12일 신설법인 '디에지오브'를 통해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 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적자를 기록하면서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 왔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가 ‘매각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왔지만, 결국 매각이 현실화되며 손 회장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된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는 지난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 274억달러(약 34조61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비전펀드 설립 이후 최대 손실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인수 전과 동일하게 독립적인 벤처투자사로 운영된다. 아시아 시장 전역의 혁신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경영진과 인력 구성에도 변경은 없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새 주인이 된 손 회장은 2005년 일본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게임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다. 2013년 미슬토를 설립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를 중심으로 약 170개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해 오고 있다. 손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술 분야 벤처 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투자·사업 개발 측면의 시너지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벤처스처럼 수많은 혁신 기술기업을 발굴해 온 회사를 파트너로 맞게 돼 기대가 크다"며 "사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경험과 육성 역량을 토대로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