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준비도 낮은 나라...차드, 나이지리아, 남수단 등 아프리카국 대다수

기후위기 10대 국가는?...국제구조위원회, 성명서 발표
전쟁과 분쟁, 재난,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해 인도적 위기에 처한 난민을 포함한 사람들의 생존과 회복, 삶의 재건을 지원하는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IRC)는 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전 세계 기후위기 10개국을 발표하고, 미국 뉴욕 본부 차원의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최근 비영리 환경 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 WRI)와 함께 기후위기 10개국의 위기 상황과 각 국가의 대응 역량을 분석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피해는 기후변화 준비도가 낮고,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이 높은 국가가 기후 재난 위기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 준비도(Climate Readiness)란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나 위협을 진단하고, 해당 위기에 대응해 국민을 보호하고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국가의 역량을 의미하고, 취약성(Fragility)은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어 국가 차원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기후위기 10개 국가로 선정된 나라는 소말리아,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으로,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5.16%를 차지하며 전 세계 CO2 배출량의 0.28%만을 배출하여 기후위기 원인 제공의 비중도는 미비하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피해는 재난 수준급으로 감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위기 10대 국가는?...국제구조위원회, 성명서 발표
이번 기후위기 10개국을 발표함과 동시에 22년 8월 발생한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3,30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던 파키스탄을 최근 방문한 국제구조위원회(IRC)의 데이비드 밀리밴드(David Miliband) 총재는 지난 4월 17일 뉴욕 본부에서 발표한 기후위기 성명에서 “기후위기는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기후위기에 단순히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위기를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위기는 윤리적, 정치적 문제이기 이전에 인도주의적인 문제이며, 기후위기 국가들의 분쟁과 내전 속에 발생하는 기후변화의 복합적인 피해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이러한 기후위기 국가들의 기후 복원력(Climate Resiliency)을 구축하고, 취약한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후위험요소를 조사 및 분석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천연 자원과 식수 및 생활수 등 물을 관리하여 지속 가능한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현지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선정된 차드에서는 순환 바이오경제 연합(Circular Bioeconomy Alliance)과 LVMH와 협업하여 기후 변화에 대응한 목화 재배 방법을 지원하는 4년 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차드 호수 주변 4,800 헥타르의 땅에 52만 그루의 토착 나무를 심고 지속 가능한 목화 재배 방법을 지원함으로써 토지를 재생하고 면화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차드 정부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으며, 지역 농민 협회를 통해 그 외 주요 생산물인 목재와 과일의 생산을 지원하고 시장 접근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국제구조위원회의 이은영 한국대표는 “10개의 기후위기 국가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의 90%를 차지하는 긴급위기국가 20개국은 2018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만을 차지하지만 자신들이 초래하지 않은 기후위기의 대가를 고스란히 치르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즉각적이고 일치된 기후위기 대응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50년까지 2억 명 이상의 강제 이주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