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일상에 필수 된 ‘플레이리스트’, 유통가도 ‘플리’ 마케팅 열풍 [김민주의 MZ 트렌드]
개성이 뚜렷한 Z세대는 음악 취향도 확고하다. ‘모두가 듣는 노래’를 듣던 젊은 층은 이제 ‘나를 위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플레이리스트가 젊은 층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플레이리스트는 원하는 분위기나 장르, 상황에 따른 노래를 골라 모아 놓은 일종의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내 ‘플레이리스트’, ‘테마 리스트’ 항목 이용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일 할 때 듣는 노래인 일명 노동요부터 드라이브, 공부, 휴식 등 각종 상황과 계절, 분위기별로 나뉘며 그 종류가 다양하다. 플레이리스트만 전문적으로 만들어 게시하는 유튜브 채널만 수백 개에 이른다. 그중 대표적인 국내 플레이스트 채널 ‘때껄룩’과 ‘essential;’은 각각 구독자 146만 명, 122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 내 “무슨 노래 듣고 있어요?” 영상이 화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지나가는 일반인에게 어떤 노래를 듣고 있는지 질문하는 단순한 포맷의 영상인데, 단일 게시글의 조회수가 757만 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Z세대가 서로의 음악 취향을 공유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음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유통업계도 젊은 층에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플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플레이리스트 채널과 협업해 브랜드 플리를 제작하거나, 아티스트와 협업해 플레이리스트에 포함할 수 있는 자체 음원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사진=코카콜라
사진=코카콜라
“코카-콜라 맛있다~”.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특징인 뉴진스의 노래 ‘Zero’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 음원 사이트에 정식 발매되었으며,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까지 공개됐지만, 사실 Zero는 코카-콜라의 CM송이다. 이 음원은 국내 음원차트 1위, 뮤직비디오 조회 수 약 170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카 콜라는 뉴진스 ‘Zero’를 공개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음악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로꼬, 그레이와 스프라이트의 상쾌함을 가사로 풀어낸 ‘맛있는 거 옆에’라는 신곡을 공개하는가 하면, 벅스뮤직의 플레이리스트 채널 ‘essential;’과 협업해 다양한 상황을 테마로 한 9개의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카 콜라의 뮤직 플랫폼 ‘코-크 스튜디오(Coke Studio)’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플리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크 스튜디오’는 2008년 파키스탄에서 시작된 온라인 음악 플랫폼으로, 지난해 5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된 이후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의 쉐이크쉑은 여름 신메뉴를 출시하며 동시에 음악 유통사 ‘포크라노스’와 협업해 30곡으로 구성된 ‘버거와 함께 즐기는 여름 분위기를 품은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앞서 이마트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윤하, 적재, 예결밴드, 베하필하모닉과 협업한 ‘이마트송’을 선보였으며, GFFG는 지난 2월 악뮤(AKMU)이수현과 ‘노티드 월드’, ‘해피 노티드’의 브랜드 음원을 제작하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