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앞세운 아이폰14
한국 갤럭시 텃밭이지만... 어릴수록 아이폰 사용률 높아

[이명지의 IT뷰어]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신곡 ‘ETA’의 뮤직비디오는 별도의 장비 없이 아이폰14프로로 촬영했습니다. 최근 감각 있는 영상 제작으로 주목받은 ‘돌고래유괴단’이 연출을 맡았죠. 촬영 뿐만이 아닙니다. 뮤직비디오 속 뉴진스 멤버들은 아이폰14프로를 들고 친구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겁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노는 모습을 발견하고,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게 뮤비의 내용이죠.

4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와중에 뉴진스의 활약은 단연 뛰어납니다. 신곡을 낼 때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그룹이죠. 이 때문에 뉴진스와 손 잡은 아이폰14의 프로모션은 그야말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특히 트렌드에 예민한 1020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로 태어난 잘파세대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고민거리 일 것입니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한다면, 그때는 더더욱 아이폰 사용률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통계로도 증명됩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을 이용합니다. 전 연령대에서 갤럭시가 우세했지만 유일하게 아이폰이 앞서는 연령대가 있습니다. 바로 20대죠.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8세부터 29세에서는 아이폰이 65%, 갤럭시가 32%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갤럭시의 사용률은 높아졌습니다. 30대의 경우는 아이폰 41%, 갤럭시 56%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죠.

‘아재폰’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미는 것은 플립과 폴더입니다. 지난 26일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5, Z플립5 등을 공개했습니다.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이른바 ‘폰꾸(폰꾸미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BTS의 멤버 슈가, 아이브의 장원영, 트와이스의 정연 등 케이팝 스타들이 참석했죠. 라인업은 웬만한 케이팝 콘서트를 방불케 합니다. 잘파 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이 갤럭시를 활용해 셀카를 찍거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트렌디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의 설문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은 아직까지 갤럭시의 텃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은 한 번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는 여간해서는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번 생겨난 올드한 이미지는 쉽사리 떨쳐내기 힘들죠. 앞으로 갤럭시와 아이폰의 각축전은 잘파 세대를 어떻게 공략하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 같습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