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솔드아웃, '패션 소상공인' 커머스 마케팅 지원

사진=솔드아웃
사진=솔드아웃
요즘, 패션업계가 참 어렵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보복소비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어제(7일)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발표한 2분기 성적표가 이를 증명하는데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78.8% 감소했습니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의류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적이 안 좋은 게 비단 한섬뿐일까요. 명품업계를 포함한 모든 패션 회사들이 같은 상황입니다. 올해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온라인도 비슷합니다. 패션 전문 플랫폼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오프라인보다는 타격이 덜하지만, 패션 수요 자체가 줄어든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리셀 업계입니다. 명품 소비를 늘리는 MZ세대 사이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재테크로 관심을 받으며 급격한 성장을 이어왔죠. 지난해까지는요. 올해는 해외여행 등 돈 쓸 곳이 많아진 젊은층에게 '리셀'은 그리 흥미로운 주제가 아닙니다. 또, 해외에 나가면 쉽게 구매가 가능하니 굳이 국내에서 웃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어진 거죠.

플레이어들이 사라질 정도로 상황은 안 좋습니다. 한화솔루션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엔엑스이에프(NxEF)가 지난해 말 선보인 '에어스택'도 있었는데요, 올해 6월 사업을 아예 정리했습니다. 한화갤러리아 분할 영향으로 엔엑스이에프의 법인이 해산된 게 주된 이유였지만, 리셀 시장이 위축된 것도 사업을 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은 리셀 플랫폼으로는 업계 1위인 네이버의 크림, 2위인 무신사의 솔드아웃이 있습니다. 업계 1,2위 회사조차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이들이 올해 흑자를 낼 가능성은 적습니다. 적자 폭이 더 커지지 않으면 다행인 거죠.

솔드아웃 운영사인 SLDT는 2021년 약 1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27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2년간 쌓인 누적적자만 585억원이죠. 솔드아웃이 연결 실적으로 잡히면서 무신사 실적도 악화했습니다. 영업이익이 1981억원(2021년)에서 32억원(2022년)으로 급감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솔드아웃은 좋은 일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오늘(8일) 패션 분야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을 잡았다고 밝힌 겁니다.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홍보 및 마케팅 영상, 사진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판로를 확대해 주겠다고 합니다. 솔드아웃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브랜드와 제품들을 매력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상품 상세페이지부터 숏폼 형태의 영상까지 다채롭게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작 본 사업은 상황이 안 좋아 사용자들과 판매자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연이어 인상하고 있는데 말이죠. 솔드아웃은 이달부터 판매 수수료를 기존 2%에서 3%로 인상했고, 구매수수료는 2.5%에서 3%로 올렸습니다.

솔드아웃은 올해 4월까지도 판매수수료가 없었으나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5월부터 판매자를 상대로 수수료 1%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매자들에게는 지난해 말 1%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올해 4월 이 비율을 2%로 인상했죠. 선행은 참 좋은 일이지만, 우선 실적부터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