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억원 공정위 과징금

서울 마포구 세아그룹 사옥. 사진=세아그룹 홈페이지
서울 마포구 세아그룹 사옥. 사진=세아그룹 홈페이지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의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2억76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부당지원주체인 세아창원특수강은 고발하기로 했다.

스테인리스 강관 재인발업체인 계열회사 CTC에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고객사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혐의다.

세아는 특수강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철강 전문 그룹으로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 등 2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는 재계 42위 기업집단이다. 고(故) 이운형 선대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이 지배하는 세아홀딩스 체제와 이 사장의 삼촌인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세아제강지주 체제로 나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 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게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해 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아그룹 총수일가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개인회사 HPP가 2015년 11월 CTC를 인수하자 그 직후인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CTC의 수익 개선을 위해 자신이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CTC를 지원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에만 적용되는 물량할인 제도를 신설해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총 14회 분기 중 12회에서 정상 할인액(400원/kg)보다 더 높은 할인액(1000원/kg)을 적용해 다른 비계열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CTC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

CTC의 주요 생산제품인 반도체용 강관의 경우에는 미터당 단가 1원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이 같은 부당지원행위를 통해 CTC는 26억5000만원 상당의 원재룟값을 절약했을 뿐 아니라, 완제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재인발(강관의 외경과 두께를 줄이는 가공) 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25억5000만원은 이 사건 지원 기간 CTC 매출 총이익(81억원)의 32.6%, 영업이익(43억원)의 61.3%에 해당한다.

반면 CTC에 대한 세아창원특수강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30.5%, 2015년 20.2%에서 2016년 -5%로 급감했다. 공정위는 CTC가 적자를 보지 않도록 세아창원특수강이 대신 영업 적자를 감수했다고 봤다.

이에 공정위는 세아특수강과 HPP에 각각 21억2200만원, 11억54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다만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에 대한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은 이태성 사장이 지시·관여한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