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400억원만 태영건설 지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3일 채권단 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제시한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했다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강 회장은 아울러 ”블루원 지분 관련 자금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겠다고 (태영측이)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태영그룹이 SBS와 같은 알짜 계열사를 남기고 부실이 커진 태영건설의 정상화를 포기하는 '꼬리 자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채권단에서 확산되고 있다.

강 회장의 강도 높은 비판은 이어졌다. 그는 “약속한 자구안에 대한 확약을 오늘 채권단 회의에서 공표해주길 강력히 요청했지만 태영 측은 구체적인 자구 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그냥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취지로만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채권단 75%가 제안에 동의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재 추가 출연 필요성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워크아웃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하다"며 "그런 경우가 되면 (사재 출연 등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태영건설은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안을 발표했다. 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을 하겠다는 내용도 자구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채권단 관심 사항인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