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사진=한경DB
한국 자동차. 배터리 업계가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중 일부를 중국에서 조달해도 당분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받게 해달라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중국산 핵심광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공급망을 단기간에 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관보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미국 정부에 작년 12월 발표한 FEOC(외국우려기업)에 대한 조건을 즉각적으로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규제를 한시적으로 미뤄달라 요청했다. 국내 배터리 3사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FEOC 규정 충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시적으로 원산지와 무관하게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명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원산지 추적 자체가 불가능해 FEOC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배터리 소재 명단도 신속히 알려달라고 전했다.

또 최소허용기준(de minimis)을 도입해 배터리에 사용된 핵심광물 전체 가치의 10% 미만에 해당하는 것은 FEOC를 적용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

FEOC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기업을 뜻한다.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모든 중국 기업을 공급망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보조금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이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기차 기업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공급망을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점차 늘어 2021년 3분기 기준 1.3%, 2022년 4.3%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IRA 보조금 혜택 없이도 미국 내 등록 대수 6만 4천대, 점유율 7.5%로 2위를 달성했다. 2024년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IRA 보조금 혜택 기준이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