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가스전·네옴 러닝터널 등 해외 대형사업 실적 반영 본격화
신규수주 32조4906억원으로 목표 초과달성, 수주잔고 90조원 확보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힘입어 전년 대비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2023년 연간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29조6514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 당기순이익 654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9.6%, 36.6% 증가했다.

이는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사업 중에선 에쓰오일이 발주한 샤힌 프로젝트 및 주택 부문의 실적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한편 2023년 신규 수주는 32조 49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 900억원의 111.7%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를 따내며 전년 대비 80.3% 증가한 12조 8,684억원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울 원자력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비롯해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지하화공사, GTX-C 등 수도권 교통망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연이은 수주로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0조 49억원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업계 최상위 수준의 AA-(안정적) 신용등급과 탄탄한 재무구조을 바탕으로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 건설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22일 진행한 1600억원 모집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85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해 4.3대 1의 초과수요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5815억원, 순현금은 2조2809억원을 보유하는 등 풍부한 현금 유동성 또한 확보하고 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지불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79.7%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126.8%다.

현대건설은 올해 핵심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원전을 포함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반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미 독보적인 사업역량을 인정받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비경쟁·고부가가치의 해외 수주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전력중개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에너지 그리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수소·CCUS 등 지속가능한 핵심기술과 최상의 주거가치를 위한 미래형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내재화·고도화하여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