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1명에 10명이 지갑 연다… ‘텐 포켓’ 트렌드에 설빔 매출 크게 늘어
저출산에 아이가 귀해지자, 가족에 지인까지 나서 아이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텐 포켓’ 트렌드가 두드러지면서 유·아동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둔 최근에는 설빔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내 ‘설빔’ 해시태그 및 게시물 수는 17만을 돌파했고, 최근 한 달간 네이버에서 사람들이 ‘아기 한복’ 키워드를 검색한 횟수는 53,520회를 기록했다. 여아 한복(36,390회), 남아 한복(26,810회), 유아 한복(21,460회), 아동 한복(12,470회), 설빔(10,880회) 등 관련 키워드 13개의 월간 검색 수를 더하면 무려 215,470회에 달한다.

실제 설빔의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는 취향육아 플랫폼 키디키디(kidikidi)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아이 한복'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0% 늘었다.

동시에 △유·아동 상의(75%) △영유아 외출 용품(49%) △유·아동 점퍼(30%)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키디키디 매출도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소비자의 높은 수요를 확인하자 이커머스와 패션 브랜드는 설빔 관련 기획전과 컬렉션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SPA 브랜드 자라(ZARA)에서는 세 번째 한복 컬렉션을 발표했다. 자라에서 22년부터 선보이는 한복 컬렉션은 생후 6개월부터 만 5세를 위한 생활 한복으로 구성됐다.

키디키디는 설을 맞아 아이 한복을 비롯해 책가방, 신발 등 아이템을 한데 모은 ‘2024 설 준비’ 기획전을 오는 2월 11일까지 운영한다.

이랜드 키디키디 관계자는 "아이 한 명을 위해 할아버지, 삼촌, 이모 등 열 명이 지갑을 여는 '텐포켓' 현상과 함께 설 명절을 앞두고 최근 설빔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역대 최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아동복 시장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1조2016억원으로 2020년(9120억원)보다 3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패션 시장이 40조3228억원에서 45조7790억원으로 13.5% 증가한 것에 비하면 두 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컨설팅기업 매킨지는 2012년 27조원이었던 국내 키즈산업 규모가 2025년에는 58조원으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